
운동 중 근육에서 분비되는 ‘엑서카인(exerkine)’이 신경염증을 감소시켜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육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김미경 교수 연구팀은 이 내용을 토대로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논문을 발표했다.
알츠하이머와 엑서카인의 관계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한 유형이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이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 과인산화된 타우(p-tau) 단백질이 축적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β가 축적되면 신경염증이 유발돼 미세아교세포와 별아교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신경세포 손상이 가속화되고 인지 기능이 저하된다. 타우 단백질의 경우, 정상적인 수준에서는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인산화될 경우 신경섬유 엉킴을 유발해 신경세포의 기능을 방해하고 사멸을 유도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는 엑서카인이라 불리는 물질들을 생성하며, 이는 운동하는 동안 또는 운동을 마친 후 혈류로 직접 방출된다. 인터루킨-6(IL-6), 뇌 유래 신경 영양인자(BDNF) 등이 엑서카인의 대표적인 종류다.
운동을 통해 엑서카인 분비가 촉진되면 Aβ와 p-tau의 축적을 줄이고 신경세포 손상을 방지한다. 특히 IL-6과 BDNF는 신경세포 생존율을 높이고 새로운 신경 연결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뇌 기능 개선에 기여한다. 이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운동 시 생성되는 물질, ‘염증복합체’ 작용 조절
김미경 교수 연구팀은 운동으로 분비된 엑서카인이 체내 염증을 어떤 식으로 완화시키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NLRP3 염증복합체(NLRP3 inflammasome)’가 운동에 의해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주목했다.
NLRP3는 주로 면역 세포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복합체다. 주로 감염이나 세포 손상, 대사 스트레스 등의 자극이 발생했을 때 활성화된다. NLRP3가 활성화되면 인터루킨-1β(IL-1β)와 인터루킨-18(IL-18)이 생성돼 염증 반응을 유도하게 된다.
NLRP3는 기본적으로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뇌 신경세포 손상을 촉진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때 엑서카인이 NLRP3 신호를 억제함으로써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완화한다. 예를 들어, 엑서카인의 일종인 IL-6는 초기에 IL-1β나 IL-18과 같이 작용하지만, 일정 수치를 넘어가면 항염증 효과를 발휘해 NLRP3 활성화를 억제한다.
‘비약물적 접근’ 방향성 제시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엑서카인과 NLRP3 염증복합체, 그리고 알츠하이머 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각 항목에 관련된 최신 논문들을 메타 분석하여, 이번 발표한 논문에서 운동-염증-신경염증 사이의 연결고리를 심층적으로 설명했다.
김미경 교수는 “운동과 같은 비약물적 접근법이 신경염증 완화 및 신경 보호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알츠하이머 병리 연구와 치료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약물 기반 치료가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말초신경계(PNS)와 중추신경계(CNS)에서 염증 조절이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인지 저하를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다. 특히 운동 강도에 따른 엑서카인의 역할을 실험적으로 검증하며, 인지 장애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전략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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