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치매는 현재 인류가 정복하지 못했다고 알려진 질환 중 하나다. 현재 사용 가능한 약물은 질환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경미한 수준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방면으로 치료제 개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발표된 바는 없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의 한 연구팀이 최근 또 다른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를 개발해 발표했다.
뇌 신경계 염증에 주목
<ACS 약리학 및 전이 과학(ACS Pharmacology & Translational Science)> 저널에 지난 1월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신약은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고 진행시키는 신경계 염증에 주목한 접근법으로 약 7년에 걸쳐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해왔다. 이는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축적 및 플라크 형성에 주목해왔던 기존의 방법들과는 다른 접근법이다.
바르셀로나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화합물은 ‘가용성 에폭사이드 가수분해효소(sEH) 억제제’다. sEH는 염증 및 통증 반응, 지방산 대사 등에 관여하는 효소다. 연구팀은 “sEH 효소의 분비를 억제하면 내인성 항염제인 ‘에폭시에이코사트리엔산(EET)’ 수치가 증가해 신경계 염증을 줄이고 신경세포 보호를 촉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ET 증가를 통한 신경계 보호 효과
연구팀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두 가지 유형의 알츠하이머가 유발된 쥐 모델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두 모델 모두에서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공간 기억과 작업 기억이 향상되는 결과도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신경계 보호 효과가 EET의 증가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ET는 오메가 6 지방산 계열의 아라키돈산(AA)에서 유래하는 에폭사이드 지방산의 일종으로, 뇌 혈류 개선 및 뇌 건강 유지에 기여한다. sEH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EET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이 연구팀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물질의 핵심 메커니즘인 셈이다.
미국 제약회사에서 연구 속행 중
바르셀로나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은 동시에 여러 군데의 염증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를 통해 뇌의 여러 영역에 걸쳐 진행되는 알츠하이머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편, 연구팀은 sEH 억제 방식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물질이 질환의 진행을 막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쥐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한 이후, 해당 쥐들은 약물 투여를 중단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인지능력 향상 효과가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신경망의 무결성과 수상돌기 숫자가 보존됐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증상 완화와 함께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멈출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연구팀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연구팀은 초기 연구와 전임상시험, 그리고 실제 임상시험, 마지막으로 보건 당국의 승인까지 아직 많은 관문이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현재 이 신약 후보 물질의 라이선스를 미국의 한 제약회사가 가져갔다고 밝혔다. 연구팀 소속의 연구원 일부가 해당 회사에 합류해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중이라고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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