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지금 외롭다’라든가 ‘나는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가’라는 식의 생각을 거듭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홍콩 대학교 심리과학 연구팀이 그에 대한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연구해 발표했다.
‘외로움’의 긍정적&부정적 효과
외로움이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본질적으로 보면 부정적인 감정인 것은 맞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외로움을 느끼면서 인간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감정이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연결’이 왜 필요한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또,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고립된 상황에서는 무언가를 깊게 생각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이는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는 수단이 된다. 예술 분야의 경우 이를 바탕으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해내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다. ‘외로움’이라는 단어와 그 감정 자체에 집중하게 되면 자기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사고가 강해진다. 이러한 부정적 반추(rumination)에 접어들게 되면 계속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패턴으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우울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외로움과 우울증의 상관관계
홍콩 대학교 심리과학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정신건강(Nature Mental Health)」에 ‘외로움에 대한 반추와 우울증의 관계에 대한 네트워크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외로움과 우울증의 관계를 매개하는 연결고리를 찾아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외로움 수준이 높을수록 반추도 심해지고, 이는 다시 우울증 심각도와 연결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즉, 우울증 발병률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전략에 ‘외로움’에 대한 개입이 중요하게 여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홍콩, 광저우, 푸저우에서 9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국가 차원의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지던 시기였기 때문에, 외로움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연구팀은 모집한 표본에 대해 네트워크 분석 접근 방식을 사용했다. 개별 항목들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연결이 네트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쳐 더 큰 현상으로 이어지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외롭다는 생각 거듭하지 않는 것이 목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로움에 대한 반추(곱씹음)’는 외로움과 우울 사이의 관계를 조절하는 핵심 요인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생각해보세요”라든가 “당신은 얼마나 자주 외로움을 느끼나요”와 같은 질문은 외로움과 우울증 사이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우울증에 개입하거나 치료하고자 할 때 ‘외롭다’라는 생각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 자체를 느끼는 것을 어찌할 도리는 없다. 그러므로 외로움이라는 개념과 감정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을 거듭하지 않도록 끊어내는 것을 개입 및 치료의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외로움 - 반추 - 우울증 사이의 네트워크가 느슨해지게 된다. 외로움으로 인해 우울증이 유발되고 심화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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