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육량 감소와 뼈 손실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체중 감량 약물의 새로운 메커니즘이 제기됐다. ‘2세대 체중 감량 약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체중 감량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
GLP-1 기반의 체중 감량 약물은 전 세계적으로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혈당을 조절하고 체지방을 줄이며 심혈관 건강 개선을 비롯한 다른 건강 효능이 알려지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혈당을 과하게 낮춰 저혈당 증상을 유발한다거나, 메스꺼움이나 설사, 복통 등 위장관 관련 부작용이 있기도 했지만, 대체로 ‘효능’ 쪽이 더 주목을 받았다.
우려해야 할 부작용으로 지목된 또 다른 사례는 체중 감소에 따른 근육량 감소, 그리고 뼈 밀도 감소다. 약물이 직접적으로 이런 현상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다만,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를 생각했을 때, 충분한 활동이나 운동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근육량 감소나 뼈 밀도 감소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다른 기전의 체중 감량 약물?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은 최근 ‘비마그루맙’이라는 약물이 이러한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마그루맙은 근육량을 늘리는 동시에 뼈 조직의 양을 늘릴 수도 있다.
비마그루맙은 본래 근육 손실과 기능 장애를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이다. 하지만 이후 지방을 연소시키는 기능도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이 내용이 명확히 입증돼 의료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면, ‘2세대 체중 감량 약물’로 사용될 수도 있다. GLP-1 기반 약물이 본래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체중 감량 약물로도 널리 사용하게 된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비마그루맙이 신체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뼈 밀도 증가 효과
연구팀은 근감소와 골다공증이 발생한 쥐 모델을 대상으로 비마그루맙의 효능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마그루맙은 뼈의 칼슘 함량을 약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알다시피 칼슘은 뼈의 강도와 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성분으로 꼽힌다. 칼슘 함량이 높아짐으로써 뼈는 더 단단해지고, 그만큼 골절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뼈의 바깥쪽 밀도가 높은 ‘피질 뼈’는 구조적 강도를 제공한다. 피질 뼈에서도 조골(뼈의 재형성) 작용이 일부 일어나는데, 비마그루맙이 이 작용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뼈의 구조적 강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대퇴골 머리에 상당한 뼈 조직을 축적시키는 효과도 발견됐다. 대퇴골 머리는 고관절에서 ‘골두(articular head)’라고도 하는 부분으로, 골반뼈의 함몰된 부분인 ‘비구’와 맞물려 고관절의 핵심 부위가 된다. 이는 특히 노인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효능이다.
부작용 발생 가능성
한편, 연구팀은 비마그루맙이 혈액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도 살폈다. 연구팀은 “비슷한 기전을 가진 다른 약물이 적혈구 생성을 증가시켜 혈전 발생 위험을 높였던 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마그루맙은 혈액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비마그루맙은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의 안드레아스 로드베리 박사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비마그루맙은 많은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이 약물이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징후도 있다”라며 “따라서 실제 환자에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 명확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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