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고비, 오젬픽 등의 브랜드명으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은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 근본적으로는 당뇨 치료제다. 한편, 포만감을 늘리고 식욕을 억제함으로써 비만 치료제로서의 효능도 입증돼 있다.
여기에 더해, 세마글루타이드가 만성 신장 질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약물 투여를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단백질의 양이 감소했고, 신장 염증 및 혈압도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뇨 치료제가 신장 질환에 효능 있어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이 주도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주도한 그로닝겐 대학 의료센터의 히도 L. 헤르스핑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했던 초기에 이미 연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헤르스핑크는 과거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는 당뇨 치료제(SGLT2 억제제)가 당뇨병이 없는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발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세마글루타이드 역시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첫 연구는 2022년 하반기에 시작됐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점점 확산되고 있던 시기였다. 수요가 너무 많아 약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연구 목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약을 구할 수 있었다. 이후 캐나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4개국에서 연구가 실시됐다.
세마글루타이드 주사, 소변 내 단백질 감소시켜
총 101명의 참가자 중 절반은 24주에 걸쳐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았다. 나머지 절반은 같은 기간 동안 가짜 약물 주사를 맞았다. 24주가 지난 후,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은 참가자들은 소변 내 단백질 양이 최대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내 단백질 양은 신장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척도다. 신장 기능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단백질과 같이 분자가 큰 성분은 여과되지 않는다. 따라서 신장에 문제가 없을 때는 소변에 단백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가 나타나면 신장 질환을 의심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신장의 염증 정도가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또한 혈압 강하제를 썼을 때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 낮아졌다. 한편,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은 참가자들은 체중도 10% 가량 줄어들었다.
대규모 연구, 약물 구하기가 어려워
헤르스핑크는 “가장 좋은 점은 이 약물이 신장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신장의 염증 매개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신장 주변의 지방 조직을 줄여 소변 속 단백질 양을 줄인다는 것이다. 간접적으로는 체중과 혈압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헤르스핑크는 이번 연구에 대해 “대규모로 진행해볼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를 통해 투석 치료나 신장 이식 건수를 줄일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를 원했다. 또한, 그는 “이 약물이 비만이 없는 신장 손상 환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를 조사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약물의 인기가 매우 높다. 2022년 첫 연구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헤르스핑크의 말이다. 대규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약물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신장 기능 회복, 어디까지 가능할까
전 세계적으로 만성 신부전 등으로 인해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2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연간 약 7만 명이 투석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 수는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신장 이식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20만 건의 신장 이식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약 5천~7천 건의 이식 수술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석이나 이식은 신장 기능이 상실돼 회복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 선택되는 방법이다. 헤르스핑크가 원하는 후속 연구가 언제 수행될 수 있을지, 또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는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손상된 신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새로운 희망을 가져볼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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