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성분이 심장 근육을 비롯해 몸의 ‘골격근’을 줄인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당장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만 치료제가 국내 정식 출시된 가운데, 장기 건강에 초점을 맞춘 경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뇨·비만 치료제의 부작용
‘오젬픽(Ozempic)’이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약물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본래 2형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을 돕기 위해 고안됐다. 그러나 혈당 조절 작용을 하는 원리로 인해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져 ‘당뇨&비만 치료제’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같은 원리로 만들어진 다른 제품들 역시 당뇨 및 비만 치료를 내세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단순한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닌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당뇨와 비만은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 변화에 따라,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한 약물 개발 및 사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국내에서도 GLP-1 계열 비만치료 주사제가 정식 출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엄격한 안전성 검증 끝에 출시됐지만, 모든 약물이 그렇듯 부작용 사례가 없을 수는 없다. 메스꺼움, 구토, 설사, 식욕 감소와 같은 비교적 가벼운 부작용이 가장 흔하며,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의 일상적 증상도 대개 경미하거나 일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주사 부위 통증이나 발적, 부기, 심박수 증가와 같은 부작용도 있다. 상대적으로 드문 경우지만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 췌장염, 신장 문제도 있었다.
‘골격근 손실’에 대한 연구
캐나다 앨버타 대학의 연구팀은 체중 감량 약물의 부작용 중 하나인 ‘골격근 손실’에 주목했다. 「란셋(The Lancet)」 11월호에 발표된 논평에 따르면, 약물을 사용해 감량한 체중의 최대 40%가 지방이 아닌 근육이라는 연구가 있다.
체중 감량 약물 복용으로 인한 골격근 감소는 비교적 덜 알려진 현상이지만, 앨버타 대학 연구팀은 이것이 자칫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보았다. 이에 연구팀은 골격근 손실의 발생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비만인 쥐와 마른 쥐 모델을 사용해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입했다. 그 결과 실제로 양쪽 모두에서 심장 근육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인간의 심장 세포를 배양한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심장 근육이 감소한다는 것은, 전반적인 심장 기능의 감소를 의미한다.
다만, 연구의 수석 저자인 제이슨 다이크 박사는 이에 대해 “기능적으로 특별히 해로운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심장 근육이 일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크기가 매우 작은 쥐의 심장에서도 기능적으로 문제는 없었기 때문에 당장 인간에게 명백한 건강 영향은 없을 거라는 결론이다.
다이크 박사는 당장의 명백한 문제는 없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단 기준상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현실을 고려한 경고로 보인다.
근육량 보존은 건강의 핵심
란셋에 게재된 논평의 주 저자인 앨버타 대학 영양학 연구원 칼라 프라도 박사는 약물에 의한 근육 감소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상적인 노화는 물론, 칼로리를 줄인 다이어트 식단을 통해 나타나는 근육 감소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이는 면역력이 저하되고, 감염 위험이 증가하며, 상처 치유속도가 늦어지는 등 장기적이고 만성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근육 하면 흔히 움직이거나 무언가를 들어올리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근육의 핵심 기능은 ‘아미노산 저장’에 있다. 아미노산은 몸이 아플 때, 부상을 당했을 때, 혹은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스스로 회복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초 원료다.
또한, 근육량이 충분할 경우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근육에 저장되는 글리코겐은 잉여 포도당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근육량이 많으면 그만큼 많은 포도당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혈중 포도당 농도를 낮추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
프라도 박사는 근육에서 직접적으로 분비되는 ‘마이오카인(myokine)’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이오카인은 근육의 회복과 성장은 물론 염증 물질 청소까지 담당하는 특수 분자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 보존의 중요성이 강조되곤 한다. 프라도 박사는 “특히 체중 감량 치료의 경우, 몸 전체를 탄력 있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근육 보존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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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 주사제 출시 임박, 식약처 “섣부른 오·남용 금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이하 식약처)는 GLP-1 계열 비만치료 주사제와 관련해, “비만에 해당되는 환자만, 의료 전문가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할 것”을 공식 권고했다. 10월 중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비만치료 주사제가 섣불리 오·남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널리 사용된다고 안심해서는 안 돼GLP-1 계열 비만치료 주사제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줄임으로써, 식욕을 억제하고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함으로써 체중 감소에 기여하는 약물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들이 특정 비만치료 주사제를 언급했음이 알려 -
근육량 늘고 지방량 줄일수록 치매 위험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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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g에 1,300만 원? ‘근테크’의 출발점, 허벅지 근육부터 단련하라
2024년을 관통하는 건강 키워드를 살펴볼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근테크’다. 설명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직설적인 키워드다. 글자 그대로 근육을 미리 단련해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전문가는 근육 1kg이 약 1,300만 원의 가치를 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생리적으로 근육은 30대부터 소실되기 시작하며 나이가 들수록 그 속도가 빨라진다. 나이가 들면 근력운동을 해도 손실량을 쉬이 충당할 수 없게 되며, 자칫하다가는 근력운동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부터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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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오카인(myokine)은 소위 ‘마법의 호르몬’이라 불린다.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할 때 근육에서 직접적으로 분비되는 단백질을 총칭하는 말이다. 2012년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된 한 편의 논문으로부터 그 존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마이오카인은 근육에서 직접적으로 분비된다는 점에서 다른 호르몬들과 차이가 있다. 흔히 운동을 통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는 테스토스테론과 성장 호르몬(GH)이 거론된다. 이들은 근육에서 직접적으로 분비되지는 않지만, 운동을 통해 분비가 촉진돼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마이오카인은 -
당뇨·비만 치료제, ‘신장 손상’에도 효과
위고비, 오젬픽 등의 브랜드명으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은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 근본적으로는 당뇨 치료제다. 한편, 포만감을 늘리고 식욕을 억제함으로써 비만 치료제로서의 효능도 입증돼 있다. 여기에 더해, 세마글루타이드가 만성 신장 질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약물 투여를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단백질의 양이 감소했고, 신장 염증 및 혈압도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뇨 치료제가 신장 질환에 효능 있어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이 주도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만성 신장 -
비대해진 지방 세포 회복, 당뇨 개선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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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다이어트’라는 말에 속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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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 주사제, 효과 없을 수 있다고?
지난 10월, 국내에도 비만치료 주사제가 정식 출시됐다. 출시 후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직 별다른 이슈가 없어 보인다. 전문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고, 약물 가격도 그리 만만한 편이 아니라는 점 등이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더 이전부터 비만치료 주사제가 승인을 받고 유통·소비되고 있기에,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나온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다면, 바로 ‘주사제의 효과’일 것이다. 실제로 약물의 임상시험 단계에서부터 ‘기대했던 만큼 체중 감량 효과가 없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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