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검사는 약간의 혈액 채취만으로도 다양한 질병의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학계 연구가 거듭되면서 혈액검사로 조기 진단이 가능한 질환의 범위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관심도가 높아지는 당뇨는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다. 혈당 수치 정상 범위는 대략 어느 정도일까?
‘정상 혈당 수치’란?
새해가 되면 출생연도가 홀수인지 짝수인지에 따라 국가건강검진를 받으라는 안내가 나온다. 내과 등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병원에서 홍보 마케팅 차원에서 건강검진 안내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이때 ‘8시간 이상 금식’한 다음 검사에 임할 것을 강조하는데, 이는 ‘공복 혈당’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공복 혈당은 우리 몸의 기초 대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외부에서 에너지원(음식)이 조달되지 않는 상황이 일정 시간 이어지게 되면, 우리 몸은 저장돼 있는 에너지를 끌어다 사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혈당의 생성과 소모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이 바로 공복 혈당 측정이다.
혈당 수치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공복 혈당 수치는 70~99mg/dL다. 혈당은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므로, 공복 상태에서 혈당 수치 정상 범위에 있다는 것은 잠깐 동안은 식사를 하지 못해도 체내 에너지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범위 내에서 높고 낮은 차이는 인슐린 감수성 및 에너지 대사 차이, 체내 에너지 조절 능력의 개인차를 나타낸다.
혈당 수치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혈당 수치가 위의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뉜다. 100mg/dL 이상으로 나오는 고혈당 상태, 그리고 70mg/dL보다 낮게 나오는 저혈당 상태다. 공복 혈당 수치가 100mg/dL 이상으로 나온다고 해서 곧바로 당뇨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100~125mg/dL까지는 ‘당뇨 전단계’로 별도 분류한다. 신호등으로 비유하면 ‘노란불’로 이해하면 된다.
만약 공복 혈액검사에서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전문의의 판단 하에 식후 혈당 측정을 권하게 된다. 이는 정확한 진단을 위한 단계적 과정이다. 식후 혈당까지 측정해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다음 단계 검사 여부 또는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식후 혈당까지 정상 범위를 벗어날 경우, 혈당 조절 능력 또는 인슐린 저항성 문제일 수 있다.
반면, 70mg/dL보다 낮게 나타나는 것은 ‘자원 부족’ 상태로 봐야 한다.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태다. 물론 정상 범위보다 낮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 몸이 적응한 것이라 보면 된다.
혈당 수치, 너무 높으면?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을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체지방 증가’가 대표적이다. 혈당 수치가 높다는 것은 체내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고도 잉여 에너지가 남는다는 뜻이다.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는 글리코겐 → 피하지방 → 간 지방 및 내장지방 순으로 차곡차곡 쌓인다.
글리코겐 축적까지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피하지방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정상 범위다. 하지만 간과 내장지방이 쌓이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문제로 이어진다. 지방간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내장지방 자체가 지속적으로 염증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체내 면역 상태도 이상이 생긴다.
이것만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다른 현상도 우려해야 한다. 높은 혈당은 그 자체로 산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세포는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혈당을 필요로 하지만, 그 과정에서 활성산소와 같은 대사산물을 만들게 된다. 즉, 혈당이 과도하게 많이 공급되면 세포가 ‘과식’을 하게 되면서 과도하게 많은 활성산소를 만들게 된다는 뜻이다.
높은 수준의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에게 독이 된다. 여러 종류의 세포 중 특히 신경 세포가 스트레스에 민감하다. 이로 인해 신경계를 이루는 세포들에서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고혈당으로 인한 ‘당뇨성 신경병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혈당 수치, 너무 낮으면?
반대로,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을 경우에는 ‘체지방 감소’가 발생할 것이다. 다이어트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저혈당으로 인한 체지방 감소는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선다.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 수행에 필요한 체지방조차 부족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혈당 상태를 자주 겪는 사람들은 체온을 유지해줄 지방이 부족해 심한 추위나 오한을 자주 느끼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체내 대사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이 부족해지면, 근육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향도 생긴다. 이는 근육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일상적인 활동에서 필요한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고, 활용도를 잃은 근육은 더 쉽게 분해되는 악순환을 부른다.
한편, 혈당이 부족한 상태는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뇌는 기본적으로 전체 혈당의 20~25%를 사용할 만큼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저혈당 상태에서도 나름대로의 분배를 받게 되지만, 어쨌거나 공급되는 에너지 총량이 부족하게 되면 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도 문제가 생긴다.
비유하자면, 충분히 많은 공장을 갖추고 있지만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아 가동할 수 없는 곳이 많은 것과 비슷하다. 가동하지 못하는 공장은 먼지가 쌓여가듯,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뇌 기능은 자연스럽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혈당 수치 정상 범위를 지켜라
혈당 수치는 너무 높아도, 낮아도 문제다. 대체로 고혈당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며, 이로 인해 절식이나 단식, 혹은 높은 수준의 고강도 운동 등 다소 극단적인 방법들이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방법들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저혈당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일부 연예인들이 작품 촬영 등을 앞두고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효과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들은 필요에 의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계획적인 감량을 하는 경우이므로, 그 방법론에만 주목해 일반인들이 섣불리 따라하기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간의 몸은 ‘항상성’이라는 본능을 따른다. 극단적인 변화가 발생하면 당장 반응할 수는 있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가장 ‘평균적인 상태’를 찾아 그에 적응하게 되는 것이다. 혈당 수치 자체는 음식의 종류와 섭취량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영향’을 생각해 고혈당이나 저혈당이 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다이어트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강한 방법’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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