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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를 활용해 손상된 척수를 회복시킨 사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줄기세포(stem cell)란 간세포 또는 모세포라고도 불리는 아직 미분화된 상태의 원시단계 세포로서, 여러 종류의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가리킨다. 주로 초기 분열 단계의 배아로부터 채취되며, 어떤 정보를 입력 받느냐에 따라 특정 역할을 수행하는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의료 분야에서 핵심 연구 목표로 취급된다.

 

줄기세포,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의 세포

줄기세포가 의료적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수십조 개의 세포 중, 어떤 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뇌 신경세포가 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줄기세포는 어떤 세포로도 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세포로 분화함으로써 잃어버린 기능을 회복할 수도 있다. 줄기세포가 의학적으로 ‘신세계’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미국 미네소타 주, 플로리다 주, 애리조나 주 등에 분원을 두고 있는 종합병원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의 연구진은 환자 본인의 지방조직으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그것을 환자의 손상된 척수에 주입한 뒤 결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실험 연구는 교통사고, 추락사고 등으로 인해 척수가 손상된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대상 환자 중 6명은 목 부위, 4명은 허리 부위 부상으로 척수가 손상된 사례다. 각 환자의 복부와 허벅지 등 지방 축적이 많은 부위에서 소량의 지방을 채취한 다음, 그로부터 한 달 정도가 지나 줄기세포가 약 1억 개 가량으로 분화됐을 때, 각 환자들의 척수에 그것을 주입한 것이 이번 실험의 진행방식이다.

 

회복 불가로 알려진 척수 손상, 줄기세포로 회복 가능할까

인간의 척수에는 대뇌에서 내려진 명령 신호를 인체의 다른 부위로 전달하는 신경이 위치한다. 목 부분의 경추부터 허리 부분의 요추까지 인체의 기둥과도 같은 척추를 따라 함께 위치하는 것이 바로 척수신경이다. 허리 부분의 척수신경이 손상되면 하지 마비가, 목 부분의 척수신경이 손상되면 사지 마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척수 손상은 어느 부위든 삶 전체를 극단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메이오 클리닉 연구진이 내놓은 연구결과는 척수 손상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메이오 클리닉 연구진이 대상으로 한 10명의 환자 중, 7명의 환자가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핀으로 찌르는 정도의 가벼운 접촉에 대한 감각이 회복되고, 근력이 유의미하게 회복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척수 손상은 기본적으로 광범위한 마비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감각과 근력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것은 손상으로부터의 근본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게다가 ‘마비 상태’로부터 아주 미미한 수준의 회복만 이루어지더라도, 환자 본인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를 통해 발표됐다.

 

줄기세포와 관련된 연구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조금씩 실현가능한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수년 전 줄기세포를 활용한 뇌 신경세포 복원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발표된 바 있으며, 이번 연구 또한 회복 불가능으로 알려진 손상에 대한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불치로 여겨졌던 병들이 의학의 발전과 함께 조금씩 정복돼 왔듯,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치료법 또한 머지 않아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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