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정신건강센터(센터장 곽영숙)에서 금일(22일)부터 오는 금요일(26일)까지 ‘2024 트라우마 치유주간’을 진행한다.
이번 치유주간의 표어는 ‘다시 봄, 안녕 트라우마’로 정해졌다. 표어는 ‘봄’과 ‘안녕’이라는 단어를 중의적으로 표현해 만들었다.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와 회복을 함께 나누는 기회를 확대하자는 의도다. 봄은 ‘다시 봄이 찾아왔다’라는 뜻과 ‘자신의 마음을 다시 돌아보다’라는 뜻을 담았으며, 안녕은 ‘트라우마를 떠나보낸다’라는 뜻과 ‘트라우마를 제대로 알기 위해 맞이하다’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트라우마란 무엇인가?
트라우마(Trauma)란, 흔히 ‘심리적 외상’이라는 정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 단어만 가지고는 트라우마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외상(injury)’이라는 단어 자체가 물리적인 손상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손상이 발생한다는 개념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산하의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는 ‘재난, 사고, 전쟁, 성폭력, 폭력 등과 같이 몸과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사건을 겪은 것’으로 트라우마를 정의한다.
한편,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질병 혹은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적(물리적)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겪는 심리적 외상’이라는 설명으로 트라우마를 정의하고 있다.
두 기관의 정의를 함께 묶어 요약하자면, 일반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매우 두렵거나 충격적인 상황을 경험함으로써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 사람이 평생 동안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큰 사건에 노출될 확률은 대략적으로 따져봐도 70~80%에 달한다. 보통 가족의 죽음, 교통사고, 자연재해, 폭행 피해, 화재나 폭발 사고 등이 트라우마를 유발할 정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나열된 이유들을 보면 알 수 있듯, 비교적 큰 사건/사고들이기는 하지만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성격의 것들임을 알 수 있다.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가?
트라우마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은 대개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겪게 되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결코 자신이 나약하거나 어딘가 이상해서 생기는 반응이 아니라는 것이다.
먼저 몸과 마음이 과도한 준비를 하는 경향이 생긴다. 특별히 위험하거나 한 상황이 아님에도 수시로 경계하게 되고, 관련 기억들이 떠오른다. 즉, 예민하고 민감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쉽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인간관계 등에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불편하거나 좋지 않은 것을 과도하게 차단하려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불편한 것에 대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트라우마의 원인이 된 사건을 연상시키는 것들을 피하려 한다. 이는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방어 기제이지만, 때때로 즐거운 감정까지도 뭉뚱그려서 차단하게 되므로 자칫 회복이 늦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이 부쩍 늘어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소외감이나 죄책감이 생기고,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가치관이나 신념에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감소하게 된다. 즉, 트라우마를 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전제돼야 할 것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는 자세라 할 수 있다. 또한,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달라서,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는 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트라우마와 PTSD, 올바르게 알기
트라우마와 함께 흔히 거론되는 것이 바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즉 PTSD다. 트라우마를 일으킬 정도의 사건 이후, 그 기억을 강제로 반복해서 떠올리게 되거나, 해당 장소나 유사한 상황을 회피하려 하거나, 심리적으로 몹시 예민한 상태를 유지하거나,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품거나 매사를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등의 상태를 가리킨다.
PTSD는 트라우마를 일으킨 ‘위기의 사건’이 채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트라우마는 발생 이후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속도가 더디거나 2차적 트라우마 발생으로 회복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긴다. PTSD가 심해지면 스스로의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세상에 대한 신뢰 또한 떨어진다. 심할 경우 모든 위험 신호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마음이 강해져, 본래 즐기던 일상생활이나 취미 같은 것도 일절 회피하려는 태도가 나타나기도 한다.
PTSD를 겪는 환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약 14,000명으로, 과거 통계를 살펴보면 매우 가파르게 그 수가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7,240명이었던 통계치와 비교해보면 10년도 채 되지 않아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PTSD를 유발할 정도의 큰 사건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물론 개인적인 영역에서 겪은 트라우마로 인한 것일 수도 있지만, 해당 기간 동안 우리나라에 발생했던 큰 사건들을 떠올려보면 PTSD 환자의 가파른 상승세가 납득이 된다.

트라우마의 회복, 공감과 온정이 필요
이런 심한 고통을 겪더라도 80~9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빠르면 3개월, 길면 1~2년 정도의 기복을 겪으며 회복의 단계로 나아간다. 하지만 10~20%에 해당하는 사람은 충격, 놀람, 무기력, 혼란과 같은 증상이 계속되며 회복을 어려워 한다.
특히 ‘유토피아 단계’라 불리는 사건 초반에는 사람들의 마음에 ‘운명공동체 의식’이나 ‘이타적 심리’가 작동해 따뜻한 태도를 보이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회복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일상적으로 회귀하면서, 피해 당사자들을 비난하는 등으로 ‘2차적인 트라우마’를 유발하기도 한다.
큰 사건을 겪고 났을 때 보통은 주변 사람들과 경험과 감정을 나누면서 극복하는 경우가 많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옛 말이 적용되는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주도하는 2020년부터 시작된 트라우마 치유주간은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국면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2022년에서 유공자 표창 수여 등 일부 프로그램을 대면으로 운영했으며, 2023년부터 모든 행사를 대면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5회째인 올해는 대면 행사의 취지와 의미를 더욱 살리기 위해 국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토크 콘서트 ‘마음 1열에서 굿바이 트라우마’를 비롯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심리적 응급처치(PFA) 교육, 마음 안심버스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본 기사는 질병관리청에서 2024년 4월 21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보도자료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보도자료 원본은 정책브리핑 www.korea.kr 브리핑룸 - 보도자료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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