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인 레켐비(좌)와 신규 승인 받은 치료제 키순라(우)
기존 치료제인 레켐비(좌)와 신규 승인 받은 치료제 키순라(우)

미국 소재의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의 신약 ‘도나네맙(Donanemab)’이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으로부터 현지 시간 2일 승인을 받았다. 지난 해 임상시험 데이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승인이 거부됐으며, 올해 3월에도 부작용 등의 사유로 승인이 유보된 끝에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아냈다.

도나네맙의 승인을 지연시킨 부작용은 뇌 부종과 뇌출혈이었다. 임상 시험 과정에서 환자 약 4분의 1이 뇌 부종을, 3분의 1이 뇌출혈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FDA는 외부 자문위원회를 통해 도나네맙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독립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FDA 자문위원회는 이러한 부작용들이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고, 부작용에 비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더욱 크다고 판단하여 만장일치로 승인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현지 시간 2일 FDA 승인이 확정됐다.

이로써 도나네맙은 작년 7월 FDA 승인을 받아 상업화를 시작한 ‘레카네맙’에 이어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내에서는 ‘키순라(Kisunla)’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알츠하이머는 뇌 신경세포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질환이다. 도나네맙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응집을 억제함으로써 뇌 신경세포의 퇴행을 늦추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 초기를 진단 받은 환자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 시험에서 약 35%의 인지능력 저하 효과를 확인했다. 기존 레카네맙이 격주로 투여해야 했던 것과 달리, 한 달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편 기존 치료제였던 레카네맙은 미국 바이오젠(Biogen)과 일본 에자이(Eisai)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현재 ‘레켐비’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응집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이를 제거함으로써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추는 원리로 작용한다.

레켐비는 올해 5월 ‘레켐비주’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도입됐다. 경도 인지 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에 있어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돼 도입이 결정됐다. 레켐비가 작년 하반기 정식 승인된 이후 민간 보험지급 거부 등 사례가 있었던 것을 참조하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미리 안전성 및 유효성 심사 결과를 공유한 바 있다.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약 11%가 알츠하이머 환자로 추산되며, 미국 내 사망 원인 중에서도 5위로 꼽힌다. 현재 미국 내 약 700만 명이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2050년까지 알츠하이머 환자가 약 1,3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향은 비슷하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추정되는 치매 환자 수는 약 93만 명으로, 65세 이상 인구 중 약 10.4%에 해당한다. 이들 중 알츠하이머 치매가 약 76%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앞으로도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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