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아이와 감염되지 않은 아이는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비율이 비슷했습니다. 2025년 소아 소화기·영양 분야 학술지(Journal of pediatric gastroenterology and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의 핵심 결과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감염이 알레르기를 막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중남미 아이들에게서 확인해 보았고, 뚜렷한 관련성을 찾지 못했습니다.

연구가 던진 질문
이 연구의 출발점은 하나의 가설이었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몸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기 때문에, 감염된 아이에게서는 천식·비염·습진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덜 생길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연구진은 이 반비례 관계가 실제로 있는지를 중남미 아이들을 대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나
연구는 쿠바, 에콰도르, 칠레 세 나라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증상이 있어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의뢰된 아이들을 차례대로 모집했고, 한 시점의 상태를 비교하는 단면 연구 방식을 택했습니다.
- 알레르기 평가: 소아 천식·알레르기 국제 조사(ISAAC III) 설문으로 천식, 비염, 습진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 알레르기 질환의 기준: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있으면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 감염의 기준: 내시경으로 시행한 침습적 검사 가운데 한 가지라도 양성이면 감염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 분석: 여러 변수를 함께 고려하는 다중 회귀 분석을 사용했습니다.
참여한 아이들은 남아가 53%였고, 나이의 편차(표준편차)는 2.7세였습니다.
결과: 감염 여부와 알레르기 질환
전체 참여 아이 가운데 45%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되어 있었고, 56.2%는 천식·비염·습진 중 하나 이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비율은 세 나라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아이들 가운데에서는 남아가 59%, 여아가 41%로 남아가 더 많았습니다.
정작 중요한 비교에서는 의미 있는 차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 구분 |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비율 |
|---|---|
| 감염된 아이 | 59.6% |
| 감염되지 않은 아이 | 53.3% |
감염된 아이 쪽이 숫자상 약간 높기는 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은 아니었습니다. 감염이 알레르기를 줄인다는 가설이 맞다면 감염된 아이 쪽 비율이 더 낮게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경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부 분석에서 눈에 띈 점
로지스틱 회귀(어떤 요인이 결과와 얼마나 관련 있는지 보는 분석)로 감염과 관련된 요인을 따로 살펴본 결과도 있었습니다.
- 나이가 많을수록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향의 연관이 있었습니다.
- 비염이 있는 경우에도 감염과 양의 연관이 있었습니다. 감염이 알레르기를 막아 준다는 가설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 호산구성 식도염(식도에 특정 면역세포가 모여 생기는 염증 질환)과는 음의 연관, 즉 이 질환이 있는 아이에서 감염이 드문 방향의 연관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 결과는 “함께 나타나는 경향”을 말할 뿐이며, 한쪽이 다른 쪽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위 항목별 결과이기 때문에 하나의 연구만으로 해석을 확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연구의 한계
연구진 스스로 결론에서 밝혔듯,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알레르기 질환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명히 하려면 더 큰 규모의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 연구가 가진 한계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증상이 있어 내시경을 받은 아이들만 대상이었습니다. 증상이 없는 일반 아이들에게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이 연구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 한 시점에서 비교하는 단면 연구라서 감염과 알레르기 중 무엇이 먼저인지 따질 수 없습니다.
- 대상이 쿠바, 에콰도르, 칠레의 아이들이므로 다른 지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배경: 위염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위염은 가장 흔한 위염 유형 중 하나입니다. 위 점막에 이 세균이 감염되어 생기며, 만성 경과를 보이고 소화성 궤양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세균 감염에 대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생 이어질 수 있고,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이고, 위병증은 점막이 손상되었지만 염증은 거의 없거나 적은 상태를 가리킵니다. 두 가지 모두 갑자기 생겨 짧게 이어지는 급성일 수도 있고, 천천히 진행되어 오래가는 만성일 수도 있습니다.
위염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윗배의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습니다. 위염·위병증의 원인은 이 세균 외에도 진통소염제, 술, 면역 체계의 이상 등 여러 가지이므로, 증상이 계속된다면 원인을 가려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리
- 이 연구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아이(59.6%)와 감염되지 않은 아이(53.3%)의 알레르기 질환 비율 사이에 의미 있는 연관이 없었습니다.
- 감염이 알레르기를 막아 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 그렇다고 해서 감염을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이 연구는 감염 자체를 평가한 것이 아니라 알레르기와의 관련성만 본 것입니다.
- 위염이나 윗배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5년 Journal of pediatric gastroenterology and nutrition 발표 연구, NIDDK(당뇨·소화기·신장) 자료 (링크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