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위해 3白을 멀리하라’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는가?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여전히 회자되는 말이다. 3가지의 흰색은 보통 밀가루, 설탕, 소금을 의미한다. 정확히는 밀가루가 아닌 ‘정제된 탄수화물’이라고 봐야 하며, 설탕과 소금도 마찬가지로 하얗게 정제된 것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금 섭취’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기준으로 삼는 일일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약 2,000mg이지만, 한국인 평균 섭취량은 2022년 기준 약 3,700~3,800mg이다.
음식 문화를 보면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한식 반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짠 것이 많고, 흔하게 활용하는 가공식품의 경우 대체로 높은 염도를 가지고 있다. 배달 편의성이 뛰어나고 외식문화가 활성화 돼 있는 것으로 그 이유로 꼽힌다.
탄수화물은 현미, 잡곡이나 통밀이라는 대안이 어느 정도 보편화 돼 있다. 설탕 역시 인공 감미료 등의 대체품이 존재한다. 하지만 소금은 여전히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느낌이다. 짠맛을 낼 수 있는 대안이 없는 건 아니지만, 완전히 대체했다는 느낌은 아니랄까.
과도한 소금섭취, 고혈압의 토대가 된다
짠 음식을 먹고 나면 자연스레 물을 찾게 되는 것을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이는 몸속에서 전해지는 자연스러운 명령과도 같다. 짠 음식은 혈액 속 나트륨 농도를 증가시킨다. 이렇게 되면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수분이 이동하려 하는 ‘삼투압’ 현상이 발생하면서 혈액이 끈적해진다.
이에 따라 혈액은 높아진 농도를 낮추기 위해 주변 조직으로부터 수분을 끌어오게 된다. 장기 및 조직은 빼앗긴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갈증을 유발하게 되고, 혈액은 전체 양이 늘어나 혈압이 높아지는 결과를 부른다.
보통은 자율신경계가 개입해 혈압을 낮추려 하지만, 노화 및 건강 이상으로 자율신경계 기능이 약해져 있을 때는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고혈압이 발생하면 몸 전반의 순환계가 압박을 받으며 뇌졸중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신장 건강의 적신호
체내에 과도하게 쌓인 나트륨을 배출하는 것은 신장의 역할이다. 높아진 나트륨 농도로 인해 체액량이 많아지면, 이를 여과해야 하는 신장의 혈관과 사구체 역시 높은 압력을 견뎌내야만 한다. 즉, 나트륨 농도가 높은 혈액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 신장은 늘 과로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신장은 어느 정도 문제가 심화되기까지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며 기능이 약해지면, 노폐물을 걸러내고 유용한 성분을 재흡수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에도 문제가 생긴다. 독소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음으로써 몸에 지속적인 부담이 쌓이게 된다.
소금 섭취, 어떻게 줄일 수 있나?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맛에 대한 사람들의 주관이다. 특히 우리의 미각에는 짠맛을 느끼는 수용체가 가장 우세한 편이다. 단맛, 신맛, 쓴맛에 비해 짠맛 수용체가 우세한 것은 나트륨이 필수 영양소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단짠단짠’과 같이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트렌드도 한몫 했을 것이다.
결국, ‘짠맛에 대한 역치(짠맛을 감지하기 시작하는 최소 농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핵심이다. 적은 양의 나트륨으로도 짠맛을 느낄 수 있다면 소금이 많이 들어갔을 때 거부감을 느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구태여 많은 소금을 섭취할 필요가 없어질 테니 말이다.
이를 위해 권장되는 방법은 짠맛을 낼 수 있는 천연 향신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멸치나 새우, 다시마를 말린 다음 갈아서 가루를 내면 소금을 대신할 수 있는 재료가 된다. 적당한 짠맛은 물론 감칠맛까지 더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요리에 널리 활용되는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은 제조 과정에서 다량의 소금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따라서 염분 함량을 비교해보고 가급적 저염인 제품을 선택하고, 요리할 때 너무 많은 양이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체품이 있다면 그쪽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점진적인 노력이 핵심
짠맛의 역치를 낮춘다는 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짠맛에 적응해있는 혀는 갑작스레 밋밋하진 음식을 접하면 스트레스를 느끼게 마련이다. 때문에 작은 부분을 하나씩 바꿔가면서 일상에서 짠맛을 섭취하는 경로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게 좋다.
‘싱겁다’라는 감각을 대체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감칠맛’이 적절하다. 해물 육수나 채소 육수 등 다양한 육수를 미리 만들어두었다가 활용하거나, 요리 전 식재료에 밑간을 해두는 방법으로도 감칠맛을 늘릴 수 있다. ‘건강한 양념 만들기’라는 테마로 공개된 레시피를 참조해도 좋다.
여기에 음식의 간을 맞출 때는 뜨겁지 않게 해서 간을 보는 등의 사소한 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짠맛은 결국 습관이다. 갑작스레 바꾸려다가는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본인 기준으로 조금씩 싱겁게 먹는다는 느낌으로 서서히,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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