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의 유연성이 수명에 영향을 줄까? 미국의 건강전문 미디어 ‘메디컬뉴스투데이’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이 이를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했다. 수천 명을 대상으로 유연성 수준을 측정한 결과, 그 점수가 높은 사람이 실제로 사망 위험이 낮게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통상적으로 활발한 신체 활동은 전반적인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 오래 산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지만, 전혀 연관이 없다고도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스포츠의학 클리닉인 클리니멕스(Clinimex)의 연구자들은 다양한 건강 관련 지표가 오래 사는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클리니멕스의 클라우디오 아라우주(Claudio Gil S. Araújo)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3,000여 명의 참가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이 된 데이터는 평균 추적기간 12.9년, 총 28년치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이다.
건강과 유연성의 관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은 여러 차례 강조된다. 심혈관 건강 개선, 신진대사 활성화를 통한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대사이상 질환 발생위험 감소, 정신건강 감소 등의 긍정적 효과로 거론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여럿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건강 증진 효과를 거론할 때 ‘유연성’이 언급된 적은 드물다. 운동 수행 시 유연성은 중요하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 방법, 부위별 집중 스트레칭 방법 등이 널리 공유되는 것이 그 증거다. 이토록 중요하게 여겨짐에도 불구하고, 유연성은 뭔가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었다.
유연성이란 쉽게 말해 ‘운동 가능 범위’라 할 수 있다. 관절이나 근육이 얼마나 넓은 가동범위를 갖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유연성이 좋으면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통증이 줄어들 수도, 아예 겪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유연성이 낮으면 정상적인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고, 그 정도가 심하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유연성 높으면 장수하는 경향 보여
클리니멕스의 추적 관찰 및 연구는 1994년 3월 시작해 2023년 2월까지 진행됐다. 참가자들마다 추적 기간에 편차가 있었으며, 평균 추적 기간은 약 13년 정도였다.
연구진은 첫 번째 검사에서 참가자들의 체질량 지수, 현재 질환 여부 등 기초적인 건강상태를 파악했다. 이후 유연성 테스트를 실시해 발목, 어깨, 무릎, 몸통, 손목, 엉덩이, 팔꿈치까지 몸 전체 20개 포인트의 유연성을 측정했다. 각각의 포인트마다 0~4점까지 점수를 부여하고, 도합 80점 범위로 ‘유연성 지표(Flex Index)’를 산출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유연성 지표가 높게 나온 사람들이 대체로 더 낮은 사망률을 보였다는 점을 발견했다.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35% 높은 유연성 지표를 보였으며, 여성끼리의 비교에서는 지표가 낮은 쪽이 4.78배, 남성끼리의 비교에서는 지표가 낮은 쪽이 1.87배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클리니멕스 연구진은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장기적 건강에 있어 유연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현재 중장년층이거나 머지 않아 중장년층에 진입하게 될 연령대부터 일일 루틴에 스트레칭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건강에 영향은 인정, 보다 엄격한 연구 필요
미국 캘리포니아의 심리신경학 전문 클리닉 ‘태평양 신경과학 연구소(Pacific Neuroscience Institute)’의 선임 뇌 건강 코치를 맡고 있는 라이언 글랫(Ryan Glatt)은 ‘유연성이 전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연성 지표는 분명 여러 모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지만, 건강 평가를 위한 표준 지침으로 활용하기에는 보다 엄격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클리니멕스의 연구에 참여한 인원 중 66%가 남성이었음을 지적하며, ‘성별 차이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라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중장년층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유연성 운동을 루틴에 추가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경직된 관절과 근육은 부상 위험이나 통증 발생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원활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유연성 훈련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글랫 코치는 ‘다만 그 필요성 및 유용성과 별개로, 유연한 관절과 근육이 생존에 실제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라고 덧붙였다.
핵심은 ‘어차피 필요하다’는 것
유연성이 장수와 관련돼 있든 아니든, 어쨌거나 유연성 훈련은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도 자연스레 떨어진다. 더 빨리 경직되고 회복이 느리기 때문에, 유연성이 필요한 순간에 빠르게 발휘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평소 유연성을 갖추기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운동이든 시작 전과 마친 후에는 스트레칭을 반드시 포함해주고, 앉은 자세 또는 제자리에 선 채로 할 수 있는 스트레칭 방법을 익혀서 일과 시간에도 틈틈이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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