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 자세로 서서 허리를 굽혀 발끝에 손가락을 닿게 할 수 있는가? 편의상 이 동작을 ‘발가락 터치’라고 줄여서 부르기로 하자. 어떤 사람은 발가락 터치의 수준을 넘어 손바닥을 땅에 댈 수도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발끝은 고사하고 발목 언저리까지 내려가는 것도 힘들 수 있다.
이 간단한 동작은 자신의 유연성과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지표다. 만약 발가락 터치 동작이 어렵지 않은 사람이라면 1분 동안 같은 동작을 몇 번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해보자. 그 결과가 많은 것을 말해줄 것이다.
근육과 관절 유연성 점검 가능
발가락 터치는 간단해 보이지만 의외로 많은 능력을 필요로 하는 동작이다. 기본적으로 햄스트링 유연성이 필요하며, 척추 이동성도 필요하다. 동시에 코어 안정성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 복근, 엉덩이 굽힘근을 비롯해 허리와 그 주변에 위치한 근육군이 제대로 활성화돼야 하는 동작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균형 감각과 코어 주위 주요 근육들의 협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나 유연성 좋지?’라고 할 수 있는 동작이지만, 그것은 극히 표면적인 기능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근육이 늘어나는 능력, 척추 관절의 가동 범위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동작이다. 이는 굽히기, 들어올리기, 비틀기 등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흔하게 하는 동작들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들이다.
한편, 발가락 터치는 햄스트링, 둔근, 허리로 이어지는 몸 뒤쪽 연결부를 단련해준다. 이 부위에 과도한 긴장이 가해지는 것을 예방하며 부상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유연성과 가동성이 좋아지면 전반적인 신체 탄력성이 좋아진다.

1분에 40회 이상이면 최고 수준
똑바로 선 자세에서 1분 타이머 또는 스톱워치를 작동시킴과 동시에 발가락 터치를 시작하면 된다. 발끝을 터치하고 다시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머지 않아 허리를 비롯해 둔근과 햄스트링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질 것이다.
즉, 1분에 수행할 수 있는 횟수가 많을수록 이 부위의 근지구력을 비롯해 유연성과 가동성이 훌륭하다는 의미다. 또한, 같은 횟수를 한다고 해도, 동작을 마친 뒤 느끼는 통증의 정도라든가, 다시 동작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판단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1분에 20회~25회 사이라면 평균 이상의 수준으로 본다. 적어도 척추 관절 가동성과 배면 근력이 부족한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1분에 30회 이상을 할 수 있다면 대체로 우수한 유연성과 관절 가동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근육들의 협응을 조절해 적당한 수준으로 힘을 배분할 수 있다는 의미다.
1분에 40회 이상의 발가락 터치가 가능하다면, 이에 관련된 모든 능력이 충분히 강해져 있다는 의미다. 우수한 균형 감각, 요추부터 시작해 허벅지 뒤쪽까지의 근력과 유연성, 가동성이 매우 뛰어난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 동작에 개입하는 모든 근육들의 힘을 필요한 만큼만 끌어내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발가락 터치, 더 잘하고 싶다면?
발가락 터치는 스트레칭이나 유연성 점검을 위해 한두 번 정도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최대 몇 회가 가능한지 테스트해보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1분동안 가능한 횟수가 적게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반복해서 기록을 측정하며 훈련하면 횟수는 금세 늘릴 수 있다. 평상시 햄스트링 스트레칭, 플랭크, 리버스 크런치, 러시안 트위스트와 같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동작을 꾸준히 수행하면 더욱 도움이 된다. 물론,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균형을 유지하며 안전하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발가락 터치를 한 번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비만, 복근 및 배면 근육 약화, 유연성 부족 등이다. 이런 경우라면 스트레칭과 유연성 훈련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매일 앉은 자세에서 앞으로 굽히는 동작을 연습하도록 한다. 발가락 터치를 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 매일 꾸준히 하다보면 가동 범위가 점점 늘어나면서 한 번이라도 성공할 수 있는 시점이 온다.
난이도가 완전히 다른 운동이긴 하지만, 풀업(턱걸이) 훈련법과 비슷한 점이 있다. 풀업 역시 처음 1회 성공까지가 매우 어려운 동작이지만, 1회를 성공하고 나면 어느 수준까지는 빠르게 횟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 발가락 터치에 성공하는 그 순간이, 유연성과 근육 컨트롤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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