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건강은 우리의 전반적인 건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모든 질병은 장에서 비롯된다’라는 관점을 강조하기도 했을 정도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섬유질이 장내 유해균의 과도한 증식으로부터 장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기존의 효능을 더욱 강화해주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알려진 섬유질의 효능
섬유질은 크게 수용성 섬유질과 불용성 섬유질로 나뉜다. 수용성 섬유질은 섭취 후 물에 녹아 점성이 있는 액체처럼 변한다. 이는 소화 속도를 조절하며 섭취한 음식물의 영양소를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불용성 섬유질은 장으로 내려간 다음, 주위의 수분을 빨아들여 부피를 키운다. 이를 통해 노폐물 배출을 위한 장 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소화를 돕는 수용성 섬유질은 장에 도착했을 때 장내 유익균에 의해 소화되며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단쇄 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SCFAs)’은 장 상피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이며 장벽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SCFAs는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장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섬유질을 먹이로 삼은 유익균들은 보다 활발하게 증식하고 성장하게 되며, 장내 환경에서 우세를 차지하게 된다. 이로써 장내 미생물군이 유익한 쪽으로 유지되며, 섬유질이 들어왔을 때 더 효과적으로 발효시키며 SCFAs를 활발하게 만들어 장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섬유질의 효능, 추가로 알려진 것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지난 10일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섬유질은 그 자체로 장내 유해균의 과다 증식을 막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유익균 증식 촉진’이라는 섬유질의 효능을 더욱 강화해주는 연구 결과다.
미묘한 차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분명 유의미한 성과다. 기존의 연구대로라면, 장내 유익균 세력을 계속 강화함으로써 유해균보다 우세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섬유질의 효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익균 세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유해균 세력을 억제하는 이중 효과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기존의 연구 결과와 같은 맥락이면서, 관점을 확장하는 결과다.
이 연구를 수행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45개국 약 12,000명으로부터 대변 샘플을 확보하여 DNA 분석을 진행했다. 샘플로부터 추출된 미생물을 종류별로 식별하고 정량화한 결과, 연구팀은 ‘엔테로박테리아(Enterobacteriaceae)’라는 장내 유해균 그룹의 존재 유무에 초점을 맞췄다.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그룹은 이 유해균이 존재했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섭취한 그룹은 이 유해균이 억제돼 소량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유해균이긴 하지만 소량만 존재할 경우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는다. 즉,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섭취하는 그룹은 전반적으로 더 나은 장 건강 상태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항생제 없이 장 질환 치료 가능할 것
이 연구 결과는 또 하나의 의의를 보여준다. 바로 유해균이 원인이 돼 발생한 장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보다 건강한 대안’이다. 기존에는 유해균이 과도한 환경일 때, 해로운 박테리아를 죽이기 위해 항생제가 사용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유익균까지 함께 죽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섬유질이 강조된 식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익균을 늘리면서 동시에 유해균을 억제하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항생제 사용에 앞서 시도해볼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직접 복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해 얻게 되는 새로운 유익균은 장에서 제한된 기간 동안만 살아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섬유질을 섭취해 자체적으로 성장하고 증식한 유익균은 보다 오랫동안 생존하며 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서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충분히 포함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얻은 결과가 충분히 고무적이고 유의미하지만, 더욱 보편적인 성과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인구 집단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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