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은 소장과 대장, 직장 등에 만성적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된 유형으로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포함된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은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따르며, 다양한 검사를 거쳐야 하므로 환자의 번거로움도 존재”한다. 이 교수는 최근 국제 학회 발표를 통해 염증성 장 질환자의 장내 미생물 간 기능적 불균형이 건강한 사람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
염증성 장 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 감소, 피로 등이다. 다른 이상증상이나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비특이적 증상이기 때문에, 증상만 가지고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소화기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고, 실제로 염증성 장 질환이 다른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더 복잡해진다.
염증성 장 질환의 대표적인 유형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만 해도, 병리학적으로 각각 다른 특성을 보인다. 같은 질환이라도 실제 병변의 위치와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의학적 진단을 복잡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염증성 장 질환이 의심될 때는 다양한 검사 방법을 동원한다. 혈액 검사, 대장 내시경, 조직 생검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염증의 정도와 위치에 따라 검사 결과 해석도 엇갈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여러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의 부담과 번거로움이 커진다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장내 미생물 기능적 불균형 주목
경희대학교병원 염증성 장 질환 센터 이창균 교수는 지난 2월 19일(수)부터 4일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염증성 장 질환 학회(ECCO 2025)’에 참석했다. 이창균 교수는 이 학회에서 ‘염증성 장 질환 진단을 위한 장내 미생물 바이오마커 발굴’이라는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ECCO에서는 유일한 한국인 구연 발표자였다.
이번 학회에서 이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서는 염증성 장 질환자 1,293명과 건강한 사람 2,467명을 포함해 도합 3,760명의 분변 샘플을 확보해 분석한 바 있다. 장내 미생물의 시퀀싱 데이터(16s rRNA data)를 분석하고 비교 연구했으며, 그 결과 염증성 장 질환과 장내 미생물 간 기능적 불균형의 관계를 확인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자에게서는 장내 미생물 간 기능적 불균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에 비해 불균형 정도가 더 높다는 것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장내 미생물들의 기능적 불균형이 높다는 것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특정 유해균이 과도하게 증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염증성 장 질환
장내 미생물 균형은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하나는 ‘미생물 군집 자체의 불균형’이다. 유익균의 수가 적거나 유해균이 과도하게 많아 장내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장내 미생물의 구성이나 균형 자체가 정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난 경우를 말한다.
다른 하나는 ‘기능적 불균형’이다. 유익균과 유해균의 개체 수나 비중 등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각자가 수행해야 할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두 가지 유형의 불균형은 엄밀히 따지자면 다른 개념이지만, 사실상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염증성 장 질환에서도 두 유형의 불균형이 함께 나타나거나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이기도 하다.
이창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염증성 장 질환의 새로운 진단 도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야기했다. 기존에 여러 가지 검사를 수행해서 종합해야 했던 것과 달리, 장내 미생물 간 기능적 불균형을 토대로 보다 명확한 진단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 다각도적인 연구를 수행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 기준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병원 기반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사업’의 연구책임자로서, 한국인 염증성 장 질환의 장내 미생물과 멀티오믹스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
염증성 장 질환, ‘장내 미생물 균형’과 밀접한 연관
염증성 장 질환은 소화관의 만성 면역 매개 염증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약 7만 명이었으나, 2023년에는 약 9만2천여 명으로 5년간 30% 가량 증가했다.염증성 장 질환의 핵심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과 균형에 있다. 경희대병원 연구팀이 한국인들의 염증성 장 질환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종합해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와 함께,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식습관도 알아보도록 한다. ‘한국인 염증성 장 질환 특성’ 정 -
위장 건강 지키는 습관 6가지 되짚어보기
위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중심 기관이다. 따라서 위장 건강은 모든 건강의 기초와 같다. 위장 건강 지키는 습관 6가지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
섬유질의 효능, 장내 유해균으로부터 장 보호
섬유질의 또다른 효능이 밝혀졌다. 유익균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는 기존 효능에 더해, 유해균 증식을 막아 장 건강을 보호하는 데도 기여한다는 내용이다. -
장내 단백질 구성, 분자 단위로 분석하는 기술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에서 인간의 대변 샘플을 분석해 '장내 건강 상태'부터 '무엇을 주로 먹었는지'까지 역으로 추적해낼 수 있는 정밀한 분석 기술을 선보였다. -
'세포의 안테나' 일차섬모 이상 규명, 치료 가능성 제시
'세포의 안테나'로 불리는 일차섬모는 세포 소기과나으로 외부 환경 신호를 감지하고 여러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경북대학교 연구팀이 이러한 일차섬모 이상의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
경희대학교의료원, 신임 원장으로 오주형 교수 임명
신임 경희대학교의료원장에 오주형 교수가 임명됐다. 오주형 신임 원장은 기존 원장을 맡고 있던 경희의료원과 더불어, 강동경희대병원까지 책임지는 최고 수장을 맡게 됐다. -
달릴 때 누가 부르면 잘 안 들리는 이유
달리기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부르면 잘 듣지 못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청각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좋다. 이는 뇌에서 시청각 통합 자극을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
한양대병원 이항락 교수,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 초청 강연
한양대병원 이항락 부원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에 한국 대표로 초청을 받았다. 상부 위장관 출혈의 최신 치료법에 대한 심층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
장내 유해균을 ‘굶겨 죽이는’ 접근법 제시
인체에는 무해하면서 장내 유해균과 같은 먹이를 공유하는 미생물을 먹는 약 형태로 투여함과 동시에 백신 접종을 병행한 것이다. ‘먹이 경쟁에서 밀려 굶어죽게 만든다’라는 접근법이다. -
장내 미생물과 노화, 직접적인 연결고리 확인했다
나이가 든 쥐에게서 미생물 군집을 채집해 젊거나 어린 쥐에게 이식하자, 염증 반응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젊은 쥐에게서 채집한 미생물 군집을 나이든 쥐에게 이식하자 활력을 되찾는 현상이 나타났다. -
아시아 최대 소아 염증성 장질환 연구, 정밀의학 기반으로 치료 혁신
소아 염증성 장질환(IBD), 특히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약 4분의 1 환자가 2030 세대
염증성 장질환은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전체 환자 수를 기준으로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완치가 되지 않아 평생 함께 가야 하는 질환으로, 환자 개인은 물론 사회적 부담이 매우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