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상은 쉽게 말해 ‘넘어짐’을 의미한다. 다만, 단순히 넘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체적 요인이나 정신적 요인에 따라 타박상이나 골절 등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달라진다. 특히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사회에서는 노인 낙상이 흔하게 발생하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높아지고 있어 의료계에서 주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노인 낙상과 그로 인한 사망률 문제에서 예외는 아니다.
고소득 국가 남성 노인 낙상 사망률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팀(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 김소은 연구원)은 낙상으로 인한 사망률을 분석하고 그 추세를 예측한 연구 결과를 건강분야 국제학술지 「랜싯 건강 장수(Lancet Healthy Longevity, IF 13.4)」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데이터를 활용해, 1990년부터 2021년까지 32년간 총 59개국의 낙상 사망률 데이터를 ▲성별 ▲연령대 ▲소득수준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그 결과 ① 남성 ② 노인 ③ 고소득 국가일수록 낙상 사망률이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1저자인 김선영 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남성은 여성에 비해 위험한 사회적 활동 참여가 많고, 연령이 높을수록 낙상 시 부상 위험 및 합병증 비율이 높으며, 고소득 국가일수록 고령화 진행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는 갱년기 이후 여성의 골밀도가 낮다는 점 때문에 여성의 낙상 관련 위험이 더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낙상으로 인한 부상 위험과 그로 인해 사망까지 이어지는 위험은 별개의 영역으로, 낙상 후 관리 및 치료 접근까지 고려해 도출된 결론이다.

낙상 위험 증가의 배경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나이와 무관하게 스포츠 및 도전적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낙상 위험에 대한 노출을 높인다. 특히 남성은 여성에 비해 좀 더 과감하고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노인 낙상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노년에 접어드는 나이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활동적으로 살아간다고 해도 나이가 들수록 근육 기능 및 균형 감각이 상대적으로 저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감각 기능이나 반사 신경, 운동 신경이 저하되는 것도 원인이다.
여기에 고소득 국가에서는 인구 고령화가 공통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노인 낙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독립 생활을 하는 노인들이 많은 사회라면 낙상 후 도움이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보다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건강 수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러한 위험 요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낙상 사망률 증가 추세
경희대병원 연구팀은 2040년까지 낙상 사망률이 10만 명당 14.8명에서 19.48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데이터와 ‘사전 확률’을 결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데이터가 주어졌을 때의 ‘사후 확률’을 계산하는 ‘베이지안 기법(Bayesian method)’을 활용한 추론 결과다.
베이지안 기법은 데이터가 없을 때 가지고 있는 정보나 판단 등 주관적인 정보를 통합·활용할 수 있고, 실질적인 데이터가 새롭게 추가됐을 때 그에 맞춰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확률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의료는 물론 경제와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를 예측하는데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교신저자인 연동건 교수는 “그간 낙상으로 인한 사망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에 일관성이 없었다보니 미래예측 모델링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가 낙상 예방을 위한 정책 수립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랜싯 건강 장수」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제목은 ‘1990년부터 2021년까지 59개 고소득 및 중상위소득 국가의 낙상으로 인한 사망률의 시간적 추세 및 패턴, 2040년까지의 예측: 글로벌 시계열 분석 및 모델링 연구’ (Temporal trends and patterns in mortality from falls across 59 high-income and upper-middle-income countries, 1990–2021, with projections up to 2040: a global time-series analysis and modelling stud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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