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잠복 결핵’의 진단 건수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결핵균에 감염된 이들 중, 체내 면역체계에 의해 결핵균이 억제되고 있는 경우를 가리켜 잠복 결핵이라 한다. 2023년 국내 결핵환자는 약 2만 명으로 추산되며, 통계 수치상 감염자 수는 2011년 이후 12년째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24일(일)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들어 ‘잠복 결핵’으로 검사를 받는 건수와 양성 판정 비율이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의 정의와 ‘잠복 결핵’이 발생하는 이유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 complex)’이 체내에 침입하여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주로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염된다. 감염될 경우 체내 면역세포와 결핵균이 만나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정상조직이 천천히 파괴되며 고름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씨앗 같은(核, 핵) 덩어리가 만들어진다(結, 결)’는 의미로 결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결핵균은 여타 세균들에 비해 증식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결핵균에 감염되더라도 증상 진행이 서서히 이루어지는 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활동 도중 잠복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곧장 나타나지 않고 잠복하는 경우, 진행되는 도중 활동을 멈추고 잠복하는 경우 모두 잠복 결핵으로 봐야 한다.
실제 결핵균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90% 정도가 잠복 결핵 상태를 유지한다. 잠복 결핵은 계속 잠복 상태로 유지될 수도 있고, 반대로 언제든 활동성 결핵으로 바뀔 수도 있다. 잠복 결핵은 체내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면역체계에 억제돼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를 억제하는 면역력이 약해지면 발병할 수 있다. 결핵 감염이 주로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고령이 면역력 감소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결핵의 전염 방식과 유의해야 할 사항
결핵의 감염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결핵균을 보유한 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 재채기 등을 할 때 비말이 분비되면, 수분이 증발한 채 결핵균만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게 된다. 이때 다른 사람이 호흡을 통해 결핵균을 흡입하게 되는 식으로 전염이 이루어진다. 물건 등을 통해서 전염되지는 않지만, 공기 중에서 균이 생존해있다가 옮겨가는 것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잠복 결핵은 특별한 증상도 없고 일반적인 검사를 통해서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 흉부 X선 검사 등을 통해 이상 소견이 발견된다면 후속 검사를 통해 진단해낼 수 있지만, 이러한 이상 소견이 없을 경우 오직 결핵균에 의한 면역 반응을 확인하는 전용 검사를 통해서만 양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결핵균에 감염돼 잠복 결핵 상태인 사람이 100명이라면, 그중 90명은 잠복 상태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살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10명 중 5명은 감염 후 1~2년 이내에 활동성 결핵이 발병하며, 나머지 5명은 이후 10년이든 20년이든 계속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감소함에 따라 발병할 수 있다. 잠재적 위험을 갖고 있는 만큼, 완전히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활동성 결핵으로 진단 받은 환자 수가 몇 명인지, 통계에 따른 잠복 결핵 상태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감안한다면 우리 주위에도 얼마든지 잠복 결핵 상태인 사람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핵, ‘후진국만 걸리는 병’이라는 편견 버려야
대한결핵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질병으로 꼽힌다.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연간 1천만 명의 감염 환자가 발생하며, 이 중 13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한때 결핵은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공중위생이 매우 불량한 곳에서나 걸리는 병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편견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39명, 사망률은 10만 명당 3.8명이다. 순위로 따지면 219개국 중 107위 정도로, 결코 안정권이라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결핵균은 감염된 후 매우 천천히 증식한다. 주로 폐에 발생하는 비율이 높지만, 신장이나 척추, 뇌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 만약 감기 증상이 나타나고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결핵이 의심되므로 표적 검사를 필히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근 연구에서는 결핵 감염이 치매 발병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뇌, 척추와 같은 중추신경계에 결핵을 앓는 경우, 혈관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약 3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결핵 진단을 받을 경우, 통상적으로 약물 치료를 하지만 증상에 따라 외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약물 복용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경우라면 다행이지만, 이 경우도 정해진 용량을 규칙적으로 복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 상태에 따라 6개월에서 9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이 소요된다. 결핵에 대한 편견을 뒤로 하고, 곧장 결핵 검사를 받아볼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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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저하,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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