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국립보건연구원 홈페이지)
(출처 : 국립보건연구원 홈페이지)

미세먼지와 관련해 5년간 축적된 연구 성과가 조만간 발간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현영)이 6일(토) 밝힌 바에 따르면,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미세먼지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에 대한 예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주제로 연구를 기획·진행했다.

이번 연구 성과집에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노출됨으로써 구체적으로 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등을 조명한 수십 편의 논문이 실린다.

 

미세먼지, 정확히 무엇일까?

일상에서 ‘미세먼지’라는 말을 접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워졌다. 날씨 예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환경부에서 매일 알리는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어느 정도 잦아든 지금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대기환경보전법」,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PM10)를 가리킨다. 이와 함께 자주 거론되는 초미세먼지의 경우 입자의 지름이 미세먼지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5㎛ 이하인 먼지(PM2.5)를 가리킨다. 해수욕장 등에서 만져볼 수 있는 고운 모래의 지름이 약 90㎛,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굵기)가 보통 50~70㎛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얼마나 작은 크기의 입자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미세먼지, 황사와는 어떻게 다른가?

봄철 흔히 발생하는 황사의 경우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지역으로부터 발생한 흙먼지가 공기의 흐름을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현상이다. 황사 입자의 크기는 약 5~8㎛로, 크기만으로 보면 미세먼지에 해당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황사는 칼슘, 규소 등 사막 흙먼지에 포함된 토양성분에 한정되는 말이며, 미세먼지는 10㎛ 이하 크기의 모든 오염물질을 포괄하는 말이다. 즉, 간단히 말해 황사는 미세먼지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황사가 없는 시기에도 미세먼지는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로 공장이 밀집한 지역에서, 또는 차량의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공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차량이 뜸한 지역이라고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세먼지는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반응해 생길 수도 있으며, 미세한 크기로 인해 공기 흐름에 따라 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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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염증 수치 높이고 정신건강에도 악영향

마이크로미터는 1m를 100만으로, 1cm를 1만으로 나눈 매우 작은 크기다. 당연히 미세먼지는 단일 입자로는 보이지도 않는 크기다. 황사의 경우 방대한 양의 흙먼지가 일시적으로 몰려오면서 시각적으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지만, 다른 미세먼지 입자들은 공기 중에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미세먼지는 그 입자 크기로 인해, 코로 공기를 들이마실 때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미 일상에서 상당한 양을 흡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립보건연구원 성과집에 실릴 예정인 연구 논문 중에는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현상들을 언급하고 있다. 우선 체내 염증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나 비염, 기관지염 등 눈, 코, 호흡기에 발생하는 염증이 보다 자주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외에 만성 폐쇄성 폐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수, 사망에 이른 환자 수 또한 미세먼지 증가 추세와 비례한다는 통계가 있으며, 초미세먼지가 높을수록 요로결석 환자 수도 늘어난다는 상관관계도 입증한 논문도 있다. (가천대학교 예방의학 정재훈 교수 등)

이밖에 미세먼지는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불안장애 증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가천대학교 의료인문학 강승걸 교수 등)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포인트 - 마스크와 환기

사실, 미세먼지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세먼지가 좋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피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단기간 흡입으로는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위험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장기간 노출 시 폐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마스크 착용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일반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는 공허한 말이다. 외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성능이 검증된 마스크를 필히 착용하고 외출함으로써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법령상 보건용 마스크는 크게 KF80, KF94, KF99 세 가지로 구분된다. 마스크 제품 광고 등에서 흔히 접하는 ‘KF94’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로 붙여진 등급이다. 같은 원리로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9% 이상 차단, KF80은 평균 0.6㎛ 크기의 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 성능 면에서는 당연히 KF99가 가장 우수하지만, 높은 차단율만큼 숨쉬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보통은 KF94가 권장되는 편이며, KF80 마스크로도 미세먼지에 해당하는 크기의 입자는 대부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KF80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출처 : 식품의약안전처 홈페이지
출처 : 식품의약안전처 홈페이지

 

이와 함께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실시하되, 미세먼지 예보를 늘 확인해 농도가 높은 날은 환기를 자제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편이 권장된다. 작은 실천이고 눈에 띄는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노력으로 각종 신체적, 정신적 질환의 발병률을 낮추고 삶의 질 지표 점수가 개선됐다는 연구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 등)

한편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 성과집 발간에 이어, 올해부터  ‘미세먼지 대응 질환 예방 관리연구’를 주제로 2단계 사업을 진행해간다는 계획이다.

흔히 거론되는 손자병법의 구절로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의미다. 미세먼지로 인한 위험은 이미 만연해 있으며, 완전히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최선은 제대로 알고 대응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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