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인들이 잘 관심을 갖지 않는 영역에서 의료 분야의 발전은 꾸준히 이뤄져 왔다. 그 발달을 몸소 체감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지표는 바로 ‘기대수명’이다. 특정 연도에 태어난 사람이 앞으로 살 수 있을 거라 예상되는 수명을 가리키는 말이다.
KOSIS 통계에 따르면 1970년 평균 기대수명은 62.3세였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2020년 평균 기대수명은 83.5세다. 물론 50년이라는 세월이 결코 짧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사이 20년 넘게 기대수명이 늘어난 것은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라 할 것이다. 관용어처럼 쓰곤 하는 ‘100세 시대’가 현실로 성큼 다가온 모양새다.
장수와 건강, 방향은 같지만 맥락은 다르다
오래 산다는 것이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건강’이다. 장수와 건강은 분명 다른 맥락이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과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같지 않다는 의미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만 오래 사는 것이 비로소 축복이 될 수 있는 법이다.
우리의 건강은 중요한 자산이면서 과묵한 자산이다. 오랜 시간 꾹 참다가 어느 순간 확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었을 때는 다소 무리하다 싶은 조건도 잘 견딘다. 그러다가 노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쌓였던 문제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당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우리 몸은 정밀한 생체 기계와도 같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듯, 우리 몸 역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조금씩 누적하던 해로움이 어느 순간 큰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건강의 토대는 뭐니뭐니 해도 식단이다. 평소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건강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효과가 나타난다.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유다.

건강한 식습관의 대표 주자, 지중해식 식단
사실, 건강한 식단이라는 말은 너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다. 건강한 음식이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알지만, 하루에도 세 번씩 먹어야 하는 식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매번 생각하는 건 상당한 노동이다. ‘지중해식 식단’과 같은 것들이 키워드처럼 회자되는 이유일 것이다.
지중해식 식단은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장수를 위한 식단’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를 늦추는 효능이 있어 건강한 장수를 도울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지중해식 식단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식물성 식품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이다.
대표격이자 정체성처럼 여겨지는 올리브 오일을 필두로, 각종 과일과 채소, 견과류와 통곡물 등 식물성 식품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생선과 유제품, 백색육으로 분류되는 닭고기를 적당량 곁들여 균형을 추구한다. 돼지, 소 등 적색육과 당도가 높은 군것질을 최소화한다. 이와 같은 구성으로 지중해식 식단은 기억력 증진, 두뇌 건강 유지 등 치매 예방 효과는 물론, 건강하고 균형감 있는 체형을 만드는 데도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선, 인지력 감퇴 예방의 일등공신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예방에 좋은 식습관으로 알려지도록 한 일등공신은 생선류다.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널리 알려진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오메가3와 오메가6는 불포화 지방산의 한 종류로,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합성할 수 없는 대표적 성분이다. 따라서 반드시 음식이나 영양제 등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게시한 ‘3대 영양소 탐구’ 내용에 따르면, 우리 뇌 조직에는 많은 지방이 포함돼 있으며 이중에는 오메가3 지방산의 한 종류인 DHA가 많다. 등푸른 생선과 식물성 기름은 두뇌에 오메가3를 공급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지중해식 식단의 대표 메뉴인 올리브 오일과 생선의 조합이 뇌의 노화를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이유다.

다양한 생선을 주 3회 이상 섭취하기
물론,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한 가지 음식만 섭취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해롭다. 생선 역시 마찬가지다. 한 가지 생선만을 고집하기보다 여러 종류의 생선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
고등어를 시작으로, 대구와 연어, 정어리, 홍어, 송어 등 다양한 생선을 구할 수 있는 시대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구성하자. 혹은 가리비, 새우, 가재와 같은 해산물도 좋다. 이들을 조리할 때 올리브 오일을 적극 활용한다면, 오메가3 지방산의 섭취는 이미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단, 참치와 같이 캔 형태로 유통되는 통조림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간편하게 조리하거나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해한 성분의 함유 가능성 등 문제가 있으므로 너무 자주 먹는 것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 가급적이면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한 신선한 생선을 요리해서 먹는 편을 추천한다.
식습관은 천천히, 자발적으로 개선하는 것
지중해식 식단이 유명해진 것은 실제 그 지역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나 건강 수준을 토대로 나온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될 리는 없겠지만, 보편적인 경향만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식단은 천천히 개선해나가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적색육이 상대적으로 해롭다고 하지만, 일시에 육류 섭취를 완전히 배제하라고 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턱없이 낮은 일이다. 건강이라는 명분으로 좋아하는 것을 일절 먹지 못하게 한다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인한 해악이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다.
좋아하는 음식을 적당히 먹되, 일주일 단위 식단에 건강을 고려한 메뉴를 몇 번씩 추가하는 정도로 시작해보자. 그로 인한 효과를 스스로 느끼게 된다면, 누가 강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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