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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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니며 야식의 유혹을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야근이나 불가피한 현장 상황 등으로 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온 날이라거나, 다음날이 휴일인 전야에는 특히 그렇다. 머리든 몸이든 한껏 쓰고나면 우리 몸은 본능적으로 에너지 보충을 요구하게 마련. 그러니까 야식의 유혹을 떨치기 힘든 건 몸의 본능 탓이 크다는 것이다.

한밤중의 야식 메뉴로 ‘치킨 혼술 세트’라든가 하다못해 라면을 끓이게 되는 데는, 손이 많이 가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볼 수도 있다. 건강한 식습관이라는 바람직한 명분이 트렌드를 이루면서,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 요즘. 습관처럼 먹던 만큼의 칼로리를 채우려는 본능의 발현일지도 모른다.

 

야식의 폐해 - 불면증과 식도염

우리 몸은 관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비슷한 시간대에 잠드는 게 습관이 되면 그 시간대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졸리기 쉽다. 늘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한다면 그 시간이 다가올 때 배가 고파온다. 평소 습관에 따라 몸의 패턴이 형성되는 것이다.

야식을 먹는 것 또한 관성이 될 수 있다. 어떤 날 우연히 야식을 먹기 시작하면 야금야금 횟수가 늘기 시작하고, 어느새 그 시간대가 되면 출출함이 느껴진다. 야식이 습관이 되는 자연스러운 프로세스다. 

늦은 시간의 식사는 숙면에 방해가 된다. 음식을 소화시키는 동안에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배가 부를 때면 졸음이 몰려오기 쉽지만, 이는 신체 에너지가 뇌보다는 소화기관 쪽에 집중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장에 음식물이 차 있는 상태에서 눕거나 하면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위산에 의해 분해되며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할 음식물이 자세에 따라 위쪽으로 올라오면서, 섞여 있는 위산에 의해 피해를 일으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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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을 끊을 이유 1 - 숙면을 위하여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평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요즘은 딱히 의미가 없는 말이긴 하지만, 적어도 숙면이 절실한 사람이라면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루 전체의 식사량을 100%로 봤을 때, 저녁식사는 그중 20% 정도가 되도록 양을 조절하는 편이 좋다. 당연히 그만큼 아침이나 점심을 든든하게 먹으라는 의미다.

보통 저녁식사 후 잠을 자기까지는 에너지 소모량이 적은 편이다. 운동을 하더라도 열심히 일을 하거나 공부하거나 갖가지 활동을 하는 낮에 비하면 에너지 소모량이 압도적으로 많기는 힘들다. 잠들기 3~4시간 전에는 가급적 공복에 가까운 상태가 돼 있어야만 숙면에 도움이 된다. 야식을 먹게 되면 수면을 유도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현저히 적어지기 때문에 숙면은 고사하고 잠을 설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늦은 시간에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비슷한 맥락이다.

 

야식을 끊을 이유 2 - 체중 감량, 위장질환 예방

앞서 말했듯, 저녁에는 대체로 활동량이 줄어든다. 신체 리듬상 보편적으로 밤에는 신진대사도 비교적 덜 활발해지게 마련이다. 같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소모량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소모되지 못한 여분의 칼로리는 당연하게도, 체내 지방으로 바뀌어 축적된다. 밤에 활성화되는 부교감 신경은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 축적하는 쪽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성 위염을 앓고 있거나,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야식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야식을 먹은 직후, 혹은 미처 소화가 되기 전 잠자리에 들면 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분비된 위산이 장기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고, 장에 가스가 차게 되는 등 소화기 계통 질환의 원인이 된다.

평상시 소화불량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 적게 먹은 것 같은데도 속이 더부룩해지는 것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이라면 필히 식사 패턴을 점검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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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을 끊을 이유 3 - 기억력과 학습능력

우리 뇌는 24시간 쉬지 않고 일한다. 하지만 적어도 밤에 잠을 자는 동안은 비교적 느슨하게 일할 수 있다. 낮 동안은 최고 성능으로 일했다면, 밤에는 절전 모드처럼 쉬엄쉬엄 일하며 정리와 회복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야식을 먹고 잠들게 되면 몸은 자고 있더라도 뇌는 쉬지 못하고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한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한 뇌는 본래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기억과 학습에서 단점을 갖게 된다. 특히 학생이나 수험생의 경우, 원활한 신진대사를 갖고 있는 연령이기 때문에 야식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야식이 잠에 영향을 미치고, 잠의 품질이 학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대목을 생각하면, 늦은 시간의 야식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금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삶에 따라 야식을 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야식이 이미 습관으로 자리잡은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만약 서서히 야식 습관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면, 혹은 어쩔 수 없이 야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간편함보다는 ‘가벼운 요기’에 포인트를 맞춰서 챙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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