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주위에는 소위 ‘일상 질환'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 걸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곧장 병원을 찾거나,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상비약으로 해결하기도 하는 것들. 혹은 다소 불편을 감수한 채 그냥 사는 것들.
비염은 그런 일상 질환에 속한다. 물론 심각한 경우도 있지만, 비율적으로 따지면 가벼운 경우가 훨씬 많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전 세계로 따지면 유병률이 적게 잡아도 10%, 많게는 30%까지 되는 몹시 흔한 질환이다.
비염은 글자 그대로 콧속 점막에 생기는 염증 질환을 말한다. 증상은 거의 비슷한 범위 안에서 나타나지만, 그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보통 여름은 비염이 잦아드는 시기로 여겨지지만, 최근에는 에어컨 사용이 많아지며 여름 비염도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비염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자세하게 다뤄본다.
비염 증상, 지긋지긋한 재채기부터 입냄새까지
비염의 증상은 대부분 유사하다. 콧물이 흐르거나 코가 자주 막히는 것은 일상적이며, 기침과 재채기가 잦다. 심한 경우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등 후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 콧속 분비물이 기관지 쪽으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기침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입냄새의 원인이 돼,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지장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비염은 급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여러 차례 발생하거나 증상이 오래 지속될 경우 만성이 되기도 한다. 급성 비염은 흔히 감기를 지칭하며, 만성 비염은 정확한 의학적 진단명이라기보다는 여러 종류 비염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가리킨다.
만성 비염의 분류 중 하나인 알레르기성 비염은 누구나 주위에 한 명쯤 앓는 사람이 있다고 할 정도로 흔하다. 최근 지나간 봄 시즌은 꽃가루가 사방에 날리는 계절이었다. 이 시즌에 수시로 재채기나 기침을 하는 사람을 봤다면, 높은 확률로 알레르기성 비염일 것이다. (물론 당신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비염 원인, 종류도 많고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비염은 다양한 이유로 나타난다. 질병관리청 국가정보포털에 나열된 비염의 원인만 해도 10가지를 훌쩍 넘는다. 알레르기성 비염, 감염성 비염이 가장 보편적으로 언급되며, 뜨겁거나 매운 음식 등을 먹을 때 콧물 등이 유발되는 유형도 있다. 분진이나 오염물질 등에 노출되기 쉬운 특정 직업의 업무 환경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밖에 혈관, 호르몬, 갑상선 등 내부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인 유형에 따라,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개 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즉, 이미 만성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어떤 원인으로 비염이 발생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비염 치료를 까다롭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증상은 유사한 범위 내에서 나타난다. 원인마다 특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면 진단이 비교적 간단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원인을 구분해내기 위한 과정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만큼,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난이도가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비염 합병증, 심각한 병이 될 수도
비염이 일상 질환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불편’에 가깝고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불편은 견딜 수 있지만 고통은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이유야 어쨌건, 비염을 만성적으로 앓으면서도 굳이 치료를 받으러 다니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비염의 증상들은 대개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이지만,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인간은 어디서든 적응하고 마는 존재다. 불편하다는 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일상적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불편함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무의식은 계속 영향을 받는다. 수면 중 비염 증상으로 인해 호흡 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잠을 자더라도 회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혹은 비염과 관련해 자신은 인지하지 못하는 어떤 습관이 다른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또, 비염을 방치하면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코에 관련된 합병증으로는 비부비동염이나 축농증이 대표적이다. 또, 비염 자체는 코에 발생하는 증상이지만, 실질적으로 코는 얼굴의 다른 감각기관을 비롯해 호흡기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결막염이나 누낭염 같은 눈 관련 질환, 중이염 같은 귀 관련 질환, 인후두염이나 천식 같은 호흡기 관련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름은 비염의 비수기? 방심은 금물
일반적으로 여름은 비염이 잦아드는 시기다. 봄에 비염이 기승을 부리다가 여름이 오며 세가 약해지는 상대적인 효과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여름의 기후적 특성 자체가 비염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다.
여름은 기온이 높다. 즉, 몸이 체온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혈액순환이 원활하기 이루어진다. 또한 공기 중 습도도 높다. 코로 들어오는 공기가 습하기 때문에 콧속 점막의 보습이 잘 유지된다. 이 때문에 여름에는 비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더운 여름을 견뎌내기 위해 실내에서 에어컨과 제습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습으로 인해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다시 건조한 공기가 코에 자극을 주기 쉽다. 에어컨도 청소를 게을리 할 경우 곰팡이나 진드기 등이 공기 중으로 퍼져 나와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
평소 다른 계절에 비염 증상을 앓은 적이 있다면, 그 증상의 정도와 관계 없이 여름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냉방기기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 시키며, 실내 습도는 40~60% 사이가 될 수 있도록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완치에 욕심내지 말고, 증상 완화를 보라
어떤 증상이든 기왕이면 완치되는 편이 좋다. 하지만 비염의 경우는 완치가 쉽지 않다. 보통 병에 걸렸을 때, 회복을 위해 강조되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안정’이다. 자극에 노출되지 않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비염은 본래 콧속 점막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콧속 점막은 호흡할 때마다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비염의 완치를 위해 콧속 점막을 자극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하려면 코로 숨을 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코 대신 입으로 숨을 쉬는 것 또한 대안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입속을 건조하게 하거나 인후염 등을 발생시킬 우려가 생긴다.
극단적인 비유일 수는 있으나, 회복의 기본 원리로 바라보자면 그렇다. 즉, 비염은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욕심을 버리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가자. 만성 질환을 상대하는 자세로는 그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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