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거울 앞에 서니 눈 아래 다크서클이 확 들어온다. 어제 잠을 잘 못 잤던가? 잠시 생각해본다. 하긴… 습하고 더운 날씨가 시작된 후로 ‘잘 잤다’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해소되지 않은 피곤함을 납득하더라도, 눈에 너무 확 띄는 다크서클은 아무래도 거슬린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최근 며칠동안 다크서클이 없었던 적이 딱히 없었다. 떠나간 푸바오가 그리운 건 사실이지만, 굳이 내 얼굴에까지 푸바오를 담아둘 필요는 없을 텐데.
물론 이런저런 케어 제품들을 쓰면 가릴 수는 있다. 좀 세심한 터치가 필요할테니 손이 좀 가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다. 며칠째 계속되는 다크서클, 대체 왜 안 사라지는 걸까?
다크서클의 원인, 혈관 확장 또는 색소 침착
다크서클(dark circle)이라는 이름은 참 직관적이다. 글자 그대로 ‘검은 원’처럼 보이니까. 반원에 가까운 눈 아래에, 마찬가지로 반원 형태의 피부가 존재한다. 슬쩍 만져보면 알겠지만, 이 부위의 피부는 다른 피부와 달리 매우 얇다. 흔히 피부 아래에는 지방층이 위치하는데, 눈 밑 피부에는 이 지방층 역시 무척 얇다.
다크서클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바로 ‘얇은 피부’에 기인한다. 크게 내부적 요인인 ‘혈관 확장형’과 외부적 요인인 ‘색소 침착형’으로 구분할 수 있고, 두 가지가 혼합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피부가 얇으면 그 안쪽을 지나가는 혈관이 비쳐보이기 쉽다. 흰색 얇은 종이의 뒤편에 진한 색상의 물체를 놓았을 때 잘 비쳐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다른 부위의 피부를 생각해보자. 사람의 피부는 더위 등 특정한 상황일 때 혈관이 확장돼 피부 표면과 가까워지면서 붉게 비치는 경우가 있다. 눈 밑 피부도 마찬가지다. 피부 안쪽을 지나가는 혈관이 확장되면 그 빛이 비쳐보이는 것이다.
다만, 눈 주위에는 모세혈관들이 밀집해 있으며, 그 주위의 얇은 피부와 조직에는 주로 정맥이 많이 분포한다. 알다시피 정맥혈은 산소와 영양분을 소모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운반해 돌아오는 혈액이므로 상대적으로 어두운 색을 띠게 된다.
게다가 정맥혈은 동맥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으로 흐른다. 잠이 부족하거나 몹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등의 이유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 보다 쉽게 정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럴 때 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그 결과로 눈 밑에 거무스름한 빛이 비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얇은 피부 위에는 조금만 다른 색이 입혀져도 더욱 두드러지게 마련이다. 피부의 색상에 관여하는 멜라닌 색소는 우리 몸 어느 피부에서든 침착될 수 있다. 만약 눈 밑에 위치한 얇은 피부에 색소 침착이 발생한다면 유독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자외선 노출이나 염증성 질환, 혹은 가려움으로 눈 주위를 문지르거나 하면 눈 밑 피부는 그 자극에 보다 예민하게 반응한다. 다른 부위의 피부에 비해 더 눈에 띄게 어두워질 수 있는 것이다. 또는 염증 반응 자체가 멜라닌 색소의 증가를 유발해 다크서클을 더욱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

다크서클을 부르는 습관들
다크서클의 주된 원인으로 혈관 확장과 색소 침착을 지적했다. 물론 이외에도 선천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피부가 더 얇다거나 투명도가 높을 수 있고, 가족 중 다크서클이 자주 생기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유전적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또,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부 탄력이 감소하고 얇아지면서 다크서클이 더욱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다. 어떤 요인이건 간에, 근본적으로 혈관 확장과 색소 침착이라는 원리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혈관이 확장되는 이유는 혈액순환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즉,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모든 상황이 혈관 확장을 유발하는 것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과로 등으로 인해 피로가 해소되지 않을 때 다크서클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로 인해 혈액순환에 방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밤늦게까지 일과를 마치지 못해 시달리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 어떤 이유로든 발생하는 모든 스트레스가 다크서클을 부르는 습관이라 할 수 있다.
혈액순환을 저해하는 요인은 또 있다. 알레르기로 인해 눈 주위의 혈관이 확장될 수도 있고, 만성 비염으로 코가 막힐 경우 눈 주위 혈액순환에도 영향을 미쳐 다크서클을 유발할 수 있다. 짠 음식을 과하게 섭취함으로 인해 생기는 부종,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과도한 빛 노출 등도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는 요소 중 하나다.
멜라닌 색소 침착을 유발하는 모든 상황도 마찬가지다. 자외선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는 일과를 보내거나, 눈 주위를 무의식적으로 자주 비비는 습관 등이 대표적이다. 특정 약물이나 화장품 등이 멜라닌 색소 증가나 침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참조해야 한다.
다크서클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크서클은 미적인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될 뿐, 그 자체가 통증이 있거나 어떤 불편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또한 ‘만성화’될 수 있음은 주의해야 한다. 다크서클이 만성화된다는 것은 곧 눈 주위가 항상 거뭇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전체적인 인상을 바꿔, 일상생활이나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를 위한 성형외과적 시술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증이나 불편이 없다고 해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크서클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았으니, 이를 해소하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나가면 된다. 답은 모두 나와있다.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원인, 색소 침착을 유발하는 원인을 살펴보고 본인의 생활습관에 그 원인들이 있는지를 점검해보도록 하자.
과로나 업무 스트레스 등 일과 관련된 부분은 본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잘 쉬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잠이다. 만약 숙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있다면 수면환경을 점검하고 바꿔가면서 최적의 환경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을 권한다.
알레르기나 비염을 가지고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 치료방안을 알아보자. 당장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고 가벼이 여기다 보면 언젠가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잡는 편이 낫다. 물을 자주 마셔서 혈류량이 충분해질 수 있도록 돕고, 일과가 시작되기 전 꼭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항산화와 피부 보습에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눈 주위의 피부는 무척 얇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관리를 필요로 한다. 아이크림 등 눈 주위 전용 제품이 따로 판매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살펴보면 알겠지만 이 모든 노력은 다크서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면 어쨌든 챙겨야 하는 것들이다. 혹시 아는가. 건강한 습관으로 유전적 요인으로 생기는 다크서클도 극복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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