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다가온다. 누군가에게는 반가운 계절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인상이 절로 찌푸려지는 계절이다. 겨울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추위’를 가장 많이 언급하듯, 여름 역시 마찬가지다. 여름을 꺼려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더위’를 이유로 꼽는다.
흔히 말하는 더위는 단순히 높은 기온 때문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그런 거라면 ‘덥다’가 아니라 ‘뜨겁다’가 더 적절한 표현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기온을 띠는 나라도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그들 중에는 태양빛을 피해 그늘진 곳으로만 들어가도 꽤 견딜만한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즉, ‘뜨거움’과 ‘더움’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름에는 보통 기온도 30℃를 웃도는 경우가 흔하다. 일부 더운 지역은 7~8월 한여름이면 체온보다도 높은 기온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실제로 여름 더위는 고온다습, 즉 높은 온도와 높은 습도의 합작품이다.
때로는 기온이 그리 높지 않은데도 덥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경험상 관공서나 공공기관의 권장 실내온도인 26~7℃만 해도 덥다고 느끼는 사람도 종종 있다. 단순히 그 사람들이 더위를 잘 타는 체질이기 때문일까?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는 ‘습도’의 문제일 거라 의심하고 싶다.
더위도 더위지만, 높은 습도는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해가 된다. 단순히 불쾌지수를 높이는 원인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높은 습도가 건강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하나씩 살펴보도록 한다.
습도와 건강, 어떤 관계인가?
습도란 무엇인가? 단순하다. 공기 중에 수분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어차피 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 그런데 공기 중에 물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에 따라 우리 건강은 폭넓게 영향을 받는다.
여름에 습도가 높게 나타나는 구체적인 원리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단순한 이유를 꼽으라면,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수분의 증발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공기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다는 것도 한 이유다.
공기 중의 수분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박테리아나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미생물 또한 생물이므로 수분을 필요로 하는데, 습한 환경은 그 자체로 이들에게 필요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박테리아나 곰팡이가 활발하게 번식하게 되면 가장 우려가 되는 건 호흡기 건강이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공기 중으로 퍼진 미생물을 흡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가 있거나 천식 등 호흡기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 혹은 아기나 어린이 같이 면역체계가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경우라면 몹시 유해할 수밖에 없다. 물론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높은 습도, 체온 조절에 이상 일으켜
더우면 땀이 난다. 높은 기온 등의 원인으로 체온이 높아지면, 가장 효율적으로 열을 방출하는 방법은 피부 표면을 통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고 더 많은 혈액이 순환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피부의 땀샘을 자극한다. 피부로 배출된 땀은 고온의 환경과 만나 증발하면서 열을 방출하게 되고, 그 결과 체온이 낮아진다.
하지만 습도가 과하게 높으면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 가장 먼저 공기 중의 수증기가 많기 때문에 땀이 나더라도 쉬이 증발하지 않는다. 공기가 포함할 수 있는 수분량에는 한계가 있는데, 이미 많은 수분을 머금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수분 증발이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땀이 증발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열을 방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잃는다. 기온이 높으면 체온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높아진 체온을 다시 떨어뜨릴 방법이 마땅치 않게 된다. 이는 열사병 등의 질환이 나타나는 원인이 된다.
한편, 높은 습도는 심박수가 과하게 높아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높아진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확장된 혈관으로 더 많은 혈액을 순환시키려면 자연스레 심박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습도가 높아 체온 조절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피부 쪽의 사정이야 어쨌든, 심장은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심박수가 높은 상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피부, 호흡, 그리고 심리적 문제
땀이 빠르게 증발하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체온 조절을 위한 땀 배출은 계속 된다. 여름 날씨에 소위 ‘땀이 줄줄 흐르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피부는 계속 습한 상태가 유지되며 작은 마찰에도 민감해지는 상태가 된다. 또한, 땀 자체에 내포되는 각종 성분들이 세균이나 곰팡이 번식을 촉진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피부 감염, 발진, 습진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높은 습도는 호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기 중 물 분자가 많아지고 산소의 비율이 낮아지므로, 같은 횟수의 호흡을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산소의 양에도 차이가 생긴다. 보통의 건강 상태를 가진 사람이라면 ‘호흡 시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호흡기 질환이나 폐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습한 환경이라는 이유만으로 호흡 곤란을 유발하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땀을 통해 염분 등이 과도하게 배출되면서 체내 전해질 균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근육이 떨리거나 갑작스러운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작은 자극에도 불쾌감을 느끼는 등 심리적인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
적정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높은 습도가 단순히 불쾌지수만 높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가?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습도가 과하게 높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요소를 명확히 알아두기 바란다.
인간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습도는 약 40~60%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는 개인의 체질이나 건강 상태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최대한 포괄적으로 잡은 것이다. 가습기나 제습기 등 습도 조절 제품을 사용할 때는 약 50% 정도를 기준으로 두고 사용하면 적정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을 원한다면 산세베리아 같은 식물을 실내에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들은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자연적인 습도 조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식물의 경우 증산작용(transpiration)을 통해 수분을 공기 중으로 증발시킨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미 공기 중에 수분이 충분히 많은 상황이라면 이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온 못지 않게 습도와의 싸움이 중요한 계절, 여름. 바깥이 덥고 습하면 아무래도 쾌적한 환경에 머무르고 싶어지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을 닫은 채로 냉방과 제습만 반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쾌적한 습도를 지키겠다고 환기를 차단해버리면 공기의 신선도 자체가 떨어져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왜 발생하는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자.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춰 올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가까운 곳에서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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