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온몸의 기관이 원활하게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은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로 하며, 대사 과정에서 생겨나는 노폐물과 부산물을 청소해야 한다. 이 과정을 무난하게 수행하기 위해, 심장은 통상적으로 1시간에 3~5L 정도의 혈액을 내뿜어 온몸으로 순환시킨다.
물론 혈액 자체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이 포함돼 있는지도 중요하다. 온몸에서 생긴 노폐물을 깨끗하게 거두어가는지도 관건일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혈액량이 충분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그 외의 모든 이슈는 그 다음 문제다. 심장 기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심부전,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부전’이라는 단어는 흔히 듣는다. 신부전, 간부전, 호흡부전, 발기부전 등등. 하지만 한자를 잘 알지 못한다면 그 의미가 쉬이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다행히 글자도, 의미도 매우 쉽다. ‘부전(不全)’, 즉 ‘온전하지 않다’라는 의미다.
따라서 심부전이란 ‘심장 기능이 온전히 않다’라는 뜻이다. 주로 노년층에 환자가 집중돼 있어,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심장질환 중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심부전이다.
흔히 다른 질환을 유발하는 병을 가리켜 ‘기저 질환’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당뇨나 고혈압, 천식, 만성신부전 등이 기저 질환으로 꼽혔다. 심부전 역시 다른 질환을 유발하는 기저 질환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질환들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 질환’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
심부전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심장은 크게 좌, 우로 나뉘고, 각각 심방과 심실로 나뉘어 총 4개의 영역으로 구분된다. 스스로 뿜어낸 혈액의 일부를 관상동맥을 통해 다시 공급받는 구조로 움직인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 중 어떤 곳에 발생하는 문제라도 모두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장 내 판막에 발생하는 질환부터, 심장근육에 생기는 문제, 관상동맥을 비롯한 혈관 문제, 고혈압 등등 원인이 되는 증상이 다양하다. 폐에 발생하는 질환이나 당뇨병도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부전은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초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경우, 원인이 된 질환이 무엇인지 알아내 치료하는 것이 우선시된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적으로 나타난 증상일 경우 일시에 치료하는데 한계가 있겠지만, 약제 처방으로 심부전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정도의 증상 개선은 가능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는 이뇨제, 혈관 확장제, 강심제 등의 약제를 사용해 고통을 덜어주는 것을 우선시한다. 약물 처방으로 효과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시술이나 수술, 또는 보조기구를 사용해 심장 기능의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은?
보다 원활한 치료를 위해서라도, 심부전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심부전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보통 계단을 많이 오르거나 숨이 차는 운동을 했을 때 호흡의 이상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평소와 달리 움직인 후 숨이 차는 정도가 심하다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만약 운동이 아닌 일상적 수준의 생활에서도 숨이 차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무척 뚜렷한 심부전 증상임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편안하게 쉬는 중에도 호흡곤란이 찾아올 수 있는데, 이는 보통 말기 심부전에 해당하는 증상이다.
호흡곤란 외에 늘 피로하고 무기력하며 부종이 나타나는 것도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의 산소 공급은 물론 노폐물 회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몸에 독소가 남아 축적되면서 피로와 무기력이 유발된다. 또, 회수되지 못한 혈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며 부종이 생긴다.
물을 ‘적게’ 마셔라
보통은 건강을 위해 충분한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한다. 적게 마시는 것보다는 많이 마시는 편이 더 낫다고도 이야기한다. 하지만 심부전 환자는 예외다. 기준치 이상의 물을 마시면 혈액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혈압이 높아져 호흡곤란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부전 환자는 음식에 포함된 수분을 합쳐 하루 2L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지 않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외의 건강수칙은 다른 질환과 다르지 않다. 나트륨 함량이 적은 식사를 하도록 하고, 술과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심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단,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피하고 걷기나 가벼운 조깅 정도의 운동이 권장된다.
-
심근경색전조증상, ‘여름철 돌연사’를 부르는 재앙을 막아라
심장은 뇌와 함께 우리 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장기라 할 수 있다. 아니, 좀 더 근본적으로 보자면 뇌 역시 심장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아야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자면 심장이 좀 더 우위에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심혈관계 질환은 암, 뇌혈관 질환과 함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봐도 늘 상위권에 거론된다. 심혈관계 질환 중에서도 급성으로 나타나는 심근경색은 늘 1, 2위를 차지하는 데다가 초기 사망률도 높다.심근경색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전체적인 통계 -
무더운 날씨의 가슴 두근거림, 혹시 부정맥은 아닐까?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온열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가슴 두근거림(빈맥)이다. 갑작스레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당황하거나 겁을 먹기 쉽다. 혹시 부정맥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더울 때 빈맥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위 속 가슴 두근거림, 왜?더위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체온이 상승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한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이에 따라 부교감신경이 활성화 되면서 땀을 분비시키고 혈관을 팽창시켜 말초 혈류를 늘린다. 피부 표면으로 더 많은 피가 흐르도록 함으 -
항산화와 해독이 포인트… 심혈관질환 예방식품 열전
매년 건강검진을 챙기고 있는가? 검진 결과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는가? 아, 술, 담배, 커피를 줄이라는 권고 정도는 문제가 없다는 것과 동급으로 놓도록 하자. 그것마저 문제로 치부한다면 전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건강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과 동일할 테니 말이다.정기 검진에서 보이는 증상이 없다는 것은 어쨌거나 좋은 일이다. 딱히 건강을 우려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안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당장이 괜찮다는 의미지,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거라는 보증인 아니기 때문이다. -
폐 질환 예방, ‘폐포 기능’을 높이는 것이 핵심
몸 속의 장기는 거의 대부분 ‘산소’를 필요로 한다. 조직 단위로 나눠서 보면 산소가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일부 있지만, 전체적인 기능 측면에서는 모두 산소 공급을 필요로 한다. 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폐(Lung)’다.호흡을 통해 대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고, 대사 후 돌아오는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것이 폐의 역할이다. 심플한 역할이지만 중요성은 매우 크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폐 건강에 대한 이해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폐에 생기는 질환 하면 폐암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 -
동맥경화, 소리 없이 다가오는 혈관의 퇴행
혈액은 생명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몸 안을 순환하는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산소는 호흡기를 통해 들이마시고, 영양분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얻지만, 그것들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운반하는 것은 혈액의 역할이다.그뿐만이 아니다. 혈액은 몸 안에서 생겨난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배출 담당기관으로 운반하는 역할도 한다. 요약해서 비유하자면 몸이라는 이름의 기관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일련의 행정 프로세스, 혹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혈액이 제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
대동맥 판막 자가이식 수술, 20여 년만에 성공적 시행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으로 손상된 대동맥 판막을 대체하는 ‘로스(ROSS) 수술’이 약 20여 년만에 시행돼 성공적으로 끝났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가 최근 ROSS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대동맥 판막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대동맥 판막 손상, 어떤 문제가 있는가대동맥 판막은 심장과 대동맥 사이의 혈액 흐름을 조절한다.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나갈 때 열렸다가 닫힘으로써 혈액이 심장으로 역류하지 않도록 한다.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혈액이 역류하게 되고, 이때 심장은 -
동물 판막에 인간 세포 보충, ‘이식 수술’의 새로운 가능성
대동맥 판막 손상은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대동맥 판막은 심장과 대동맥 사이의 혈액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로, 심장에서 뿜어진 혈액이 다시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판막이 손상되거나 협착을 일으키거나 제대로 닫히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피가 역류하게 되고, 심부전을 비롯한 심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대동맥 판막 문제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들은 몇 가지가 있으나, 모두 나름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동물 조직판막 이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됐다. 동물 조직판막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