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마동석이 출연하는 ‘대상포진’ 광고를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해당 광고에는 ‘50세 이상 성인의 90% 이상이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3명 중 1명이 일생동안 한 번 이상 대상포진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등장한다. 즉, ‘당신도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으니 미리 예방접종을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질병관리청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예방접종률은 최근 5년 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접종을 희망하지만 비싼 가격으로 망설이는 경우도 있고, 여전히 대상포진을 남의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있다.
어쩌면 대상포진에 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탓 일수도 있다. 각종 통계 수치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것은 숫자보다는 구체적인 정보일 때가 많다. 대상포진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만한 정보를 소개한다.
대상포진, 왜 생기나?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원인은 수두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다. 전파력이 높고 감염경로가 다양한 바이러스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돼 있는 종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즉, 우리나라 사람은 수두를 앓은 적이 있든 없든, 모두 수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나 광고에서 말하는 3명 중 1명이라는 표현은 ‘걸릴 수도 있고, 안 걸릴 수도 있다’라는 뉘앙스지만, 사실상 모두가 잠재적 대상포진 환자라고 봐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두는 주로 아동에게서 발생하는 병이지만, 이 바이러스가 잠복해있다가 성인이 된 이후 깨어나면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잠복 시 신경절에 숨어있다가 깨어날 때 신경의 분포를 따라 증상을 일으킨다. 이때 발생하는 수포가 ‘띠 모양’과 같다고 해서 대상(帶狀)포진이라 불린다.
대상포진 발생 가능성
대상포진은 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발생한다. 비율로 따지자면 20대~50대까지는 연간 1,000명 중 3~5명 정도, 60대 이상에서는 연간 1,000명 중 10명 정도다. 고령층에서 발생률이 2~3배 정도 더 높은 셈이다. 고령층에서 대상포진이 더 흔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주된 발생 원인이 ‘면역력 저하’이기 때문이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신체 기능은 떨어지게 마련이고, 이는 면역력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이 지점에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면역력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요즘 사회에서는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면역력이 낮은 사례가 흔하다.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도 있고, 불규칙한 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기능이 저하된 사람도 많다.
대상포진 통증, 어느 정도인가?
대상포진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매우 심한 통증을 겪었다고 이야기한다. ‘피부 표면을 따라 날카롭게 찌르는 듯하다’라든가, ‘옷을 입을 때 피부에 닿는 것만으로도 바늘로 찌르는 듯 아프다’라고도 한다. 구체적이긴 하지만 크게 와닿지 않는 사람도 있다. 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걸까.
통증의 척도를 어느 정도 객관화하여 표현하는 방법으로 잘 알려진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Visual Analog Scale, VAS)’를 참조해볼 수 있다. 0점부터 10점까지 통증의 수준을 표현하는데 사용하는 지표로, 이를 활용하면 대상포진의 통증 정도를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다.
보통 치통을 5점~8점 사이로 표현하며, 편두통은 7점~9점으로 표현한다. 뼈가 부러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은 8점에서 최대 10점으로 표현한다. 이 척도에 의해 평가한 대상포진의 통증 정도는 5점~9점 사이다. 제시한 예시 중에는 치통과 가장 유사하다.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자신이 경험했던 것 중 가장 아프다고 여겼던 것을 VAS 척도로 찾아보자.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상포진, 치료부터 예방까지
대상포진이 발생했다면 그 원인인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증상 발생 후 3일 이내 투여해야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 시간을 초과했더라도 최대한 빨리 투여해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 시기가 늦으면 대상포진은 신경통으로 번지기 쉽다. 애당초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매복해 있다가 발생하게 되며, 재활성화된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움직이며 진행되기 때문이다. 조치 시기가 늦으면 그만큼 많은 신경 조직이 손상을 입는다는 뜻이다.
손상된 신경은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신경 조직은 상시 사용되는 데다가 예민함을 갖고 있어, 염증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 후속조치가 늦어 손상된 신경이 많을수록 신경통이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예방을 위한 핵심은 두 가지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그리고 면역력 강화. 예방접종은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 두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각각 가격이나 접종 횟수, 접종 가능대상 등에 차이가 있다. 가격은 보통 생백신이 저렴하지만, 예방 효과 및 그 지속시간은 재조합 백신이 더 우수하다.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환자는 생백신을 투여할 수 없으므로 재조합 백신을 투여해야 한다.
그 외에 가장 기본적인 방안은 면역력 관리다. 면역의 핵심인 림프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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