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에서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본래 여름철 모기에 물리는 일은 성가시고 짜증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더 이상 단순한 문제로 여길 수 없게 됐다.
삼복더위가 지나고 여름이 잦아드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곳이 많다. 국내에서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말라리아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말라리아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을 살펴본다.
말라리아, 여름 외에도 발생할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첫째날 열이 나고, 다음날 열이 없고, 세 번째날 열이 난다고 해서 삼일열이다. 하지만 이것을 증상으로 구분하기는 어렵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등에서 성행하는 ‘열대열 말라리아’와는 다른 유형으로, 치사율은 훨씬 낮지만 잠복기가 길다. 말라리아 매개 모기에 물릴 경우, 바로 발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간에 숨어있다가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여름철에 흔한 것이 보통이지만, 잠복해 있다가 다른 계절에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흔한 사례는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의 군부대에 근무했다가 제대 후 발병하는 경우다. 즉, 계절에 상관없이 말라리아 의심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중순을 기준으로 말라리아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경기 북부, 인천, 강원도 등이다.

삼일열 말라리아, 중증도는 낮아
말라리아는 백신이 따로 없고, 예방약을 통해 예방 조치를 하게 된다. 다행히 우리나라에 유행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중에서는 중증도가 낮은 편에 속하며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최원석 교수는 “혈류에 들어온 원충을 없앨 수 있는 약을 3일 정도 쓰게 되며, 간에 숨어있을 수 있는 원충을 없앨 수 있는 약을 2주 정도 쓰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흔히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진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와 같은 열대 지역에서 유행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다. 업무 등으로 인해 이 지역에 가야 하는 경우, 출발 전부터 다녀온 후까지 말라리아 예방약을 꾸준히 복용하도록 조치가 취해진다.
사람 간에는 전파되지 않아
말라리아는 감염병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격리 대상은 아니다. 사람으로 인한 전파라면 말라리아 감염자에게서 수혈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말라리아 유행지역의 거주자이거나, 발열 증상이 있는 경우는 헌혈을 할 수 없게끔 돼 있다.
모기로 인해 걸리는 병이긴 하지만, 모기 그 자체가 병의 원인이 아니라 ‘병원체’를 옮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모든 모기가 말라리아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며, 말라리아 균을 가지고 있는 ‘얼룩날개모기’에 물렸을 때 발병하는 것이다. 이 명확한 차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 모기와는 생김새부터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모기에 물리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어렵다. 어떤 모기가 물고 갔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혹은 타이밍 좋게 물리는 순간을 포착하더라도, 그 모기가 말라리아 균을 가지고 있는 개체인지도 알 수 없다.

모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는 당연하겠지만,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가장 먼저 ‘모기 기피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 피부노출을 최소화하는 것, 땀을 흘리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이다.
모기는 사람의 호흡을 통해 생겨나는 이산화탄소, 그리고 땀이나 젖산 등 피부로 배출되는 물질에 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곳, 짙은 향, 어두운 색을 선호하는 습성이 있다는 점도 참조로 알아두자.
물론 이런 조치를 한다고 해서 모기를 100% 차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만히 손놓고 있는 것에 비하면 모기에 물릴 확률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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