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병원장 이재협) 심장혈관흉부외과 오세진 교수와 공공의학과 장원모 교수, 심장혈관흉부외과 최홍재 박사 연구팀이 복부대동맥류 환자의 수술 예후를 보험 유형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는 2002년부터 2019년까지 복부대동맥류로 개복수술(OAR) 또는 혈관 내 스텐트 삽입술(EVAR)을 받은 환자 총 15,065명이 포함됐다.

복부대동맥류는 복부 대동맥 벽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질환으로, 파열 시 사망률이 매우 높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치료 방법은 개복수술과 스텐트 삽입술이 있으며, 수술 후 예후는 환자의 건강 상태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요인에도 크게 좌우된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군은 개복수술 2,753명, 스텐트 삽입술 12,312명으로 나뉘었으며, 건강보험 가입자는 14,065명, 의료급여 환자는 1,000명이었다. 특히 스텐트 삽입술 비율은 건강보험 환자에서 81.3%, 의료급여 환자에서 87.8%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개복수술 환자군에서는 보험 유형에 따른 유의한 사망률 차이가 없었으나(P=0.727), 스텐트 삽입술 환자군에서는 의료급여 환자의 장기 사망 위험이 건강보험 환자보다 약 1.87배 높게 나타났다(P<0.001). 이는 사회경제적 요인이 실제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해외에서는 저소득층 환자가 고비용 문제로 개복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전 국민 의료보험 제도의 영향으로 의료급여 환자에서도 스텐트 삽입술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독특한 양상이 확인됐다. 이는 제도적 특성과 함께, 취약계층 환자에게서 오히려 더 불리한 장기 예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단순히 수술 방법의 차이를 넘어 사회경제적 격차가 복부대동맥류 환자의 치료 성적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중요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취약계층 환자에 대한 수술 후 추적 관리 체계 강화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부대동맥류 환자의 예후가 단순히 의료기술적 요인에 그치지 않고 사회경제적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의료 취약계층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서는 수술 후 관리 체계 강화와 제도적 지원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개복수술과 스텐트 삽입술 환자 전수를 대상으로 장기 추적 관찰을 진행한 첫 사례로, 실제 임상 현장의 특성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공식 학술지인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온라인판에 8월 게재됐다.

(좌측부터 차례로) 오세진 교수, 장원모 교수, 최홍재 박사
(좌측부터 차례로) 오세진 교수, 장원모 교수, 최홍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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