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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에 문제가 있다’라고 하면 보통은 고혈압을 떠올린다. 통계적으로 봐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고혈압이 주위에 훨씬 흔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고혈압 환자는 약 720만 명. 이에 비해 저혈압 환자는 훨씬 적다. 저혈압의 대표적 유형이라 할 수 있는 기립성 저혈압 환자 수가 2022년 기준 약 2만5천 명이다.

지표상으로 저혈압은 수축 시 혈압이 90mmHg보다 낮을 경우, 이완 시 혈압이 60mmHg 미만일 경우를 나타낸다. 하지만 이는 수치적인 기준일 뿐이다. 연령, 동반질환, 생리적 기능 등에 따라 같은 수치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이나 예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혈압은 특히 여름을 주의해야 한다. 무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저혈압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서울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팀은 서울, 부산을 포함한 7개 도시의 저혈압 병원 방문 기록을 분석한 바 있다. 그 결과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병원을 찾는 저혈압 환자 수가 1.1%씩 증가한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저혈압은 왜 더운 날씨에 문제가 될까? 정식 진단명도 아닌 ‘여름 저혈압’은 왜 이토록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걸까? 그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한다.

 

저혈압, 종류와 원인부터 알아보자

많은 증상이 그렇듯 저혈압 역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갑작스레 발생하는 급성 저혈압, 그리고 수축기 혈압이 80~110mmHg 정도로 지속되는 만성 저혈압이다.

전체 인구의 약 1~2% 정도는 ‘본태성 저혈압’이라 하여 태생적으로 혈압이 낮다. 수치상으로는 분명 저혈압에 해당하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본적으로 몸이 낮은 혈압으로 유지되게끔 세팅돼 있는 셈이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립성 저혈압’은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앉아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소폭 감소하는데, 이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심혈관계가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낮을 때 발생하기 쉽다.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편이지만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편이다.

‘식후 저혈압’은 혈액의 분배 문제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소화기관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므로, 위, 간, 장 등에서 평소보다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한다. 식후에 졸음을 느끼기 쉬운 것도 원리 면에서는 같다. 혈압이 정상인 경우에는 소화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고도 다른 장기의 혈액량이 크게 감소하지 않지만, 혈압이 정상치보다 낮은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밖에 외상에 의한 출혈, 내출혈에 의한 실혈 등으로 인해 ‘급성 저혈압’이 발생하거나, 혈압을 낮추기 위해 복용하는 약 등으로 인해 저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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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이 떨어지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혈액은 심장에서 압력을 받아 뿜어지고, 신체 구석구석으로 전달된다. 각각의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량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혈액을 충분한 힘으로 내보내줘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혈압이 낮다는 것은 몸 곳곳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을 공급받는 데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혈압이 떨어졌을 때 가장 문제가 생기기 쉬운 곳은 뇌다. 심장보다 높은 곳에 있기에 혈액이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필요로 하는 혈액량도 많은 편이다. 이는 저혈압 증상이 발생했을 때 두통 또는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심할 경우 의식을 잃게 되는 원인이 된다.

동맥을 통해 순환하는 혈액량이 감소하는 경우, 우리 몸은 보다 중요한 장기에 우선적으로 혈액을 공급하게 된다. 피부나 근육 등 생명유지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부위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므로, 전신에 힘이 빠지거나 손발이 차가워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름 저혈압, 더운 날씨는 왜 저혈압을 유발하는가?

무덥고 습한 여름에는 체온이 쉽게 올라간다. 체온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피부 표면의 혈관을 확장시킨다. 그래야 열을 발산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혈관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혈액이 많이 흐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체 내부의 혈액이 피부 쪽으로 더 많이 이동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전체적인 혈압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땀을 배출해 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몸 안의 수분량이 감소한다. 땀을 많이 흘린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수분 소실을 의미한다. 자연스레 혈류량이 줄어들게 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 모든 증상은 평소 혈압이 정상 범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안정적인 정상 범위 안에 있으면 평소보다 조금 혈압이 낮아져도 크게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혈압 기준치에 걸쳐 있거나 명확한 저혈압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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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저혈압, ‘생활습관 관리’의 문제다

본문에서도 ‘저혈압 환자’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엄밀하게 따져서 저혈압은 ‘질병’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출혈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쇼크의 경우, 그 원인이 잡히면 혈압도 자연스레 호전되기에 저혈압 자체가 문제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저혈압은 약을 먹거나 특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

혈압은 측정 당시의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저혈압 여부를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측정 시 원칙을 지킨 상태에서 혈압을 확인해야 한다.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이나 증상을 갖고 있다면 이 부분도 변수가 될 수 있으니 치료하거나 함께 관리해야 한다.

평상시 혈압이 낮은 편이라면 무더운 날씨에는 바깥활동을 자제하거나 최소화할 것을 권한다. 또한 수분을 자주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커피와 같은 이뇨작용이 있는 음료도 줄이는 것이 좋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겪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심혈관계가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격렬한 운동은 체온을 높임으로써 저혈압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운동을 할 때도 평소보다 강도를 낮출 것을 권한다.

흔히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더 위험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저혈압이 심해지면 혈액 공급 체계에 이상이 생기므로 전신 곳곳에서 동시다발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동맥경화로 인한 고혈압의 경우, 상황에 따라 저혈압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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