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다. 이 때문에 질병 진단 및 치료법 연구에서도 중요한 타깃이 되곤 한다. 특정 단백질에 형광 물질을 부착해 암 세포를 식별하는 등의 기법이 그 예다. 포스텍(POSTECH,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특정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정밀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 내용을 국제 화학 분야 학술지에 게재했다.
기존 단백질 변형 기술의 한계
단백질을 활용한 바이오 결합 기술은 질병 진단, 치료법 및 신약 개발 연구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다만, 기존 방법들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제한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단백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수많은 화합물들은 저마다 다른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단백질을 동일한 방법으로 변형할 수는 없다.
일부 경우, 단백질 변형을 위해 유전자 조작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많은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무작위 변형으로 인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은 저마다 다른 기능을 수행하며, 아미노산 결합 구조가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따라서 변형이 잘못될 경우 본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생체 환경에서 특정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변형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문제다.
특정 부위만 정밀 변형 가능한 기술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오승수 교수와 조혜성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들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했다. 연구팀은 ‘디옥시옥사노신(이하 dOxa1)’이라는 화합물과 핵산 기반 분자 인식 물질인 ‘압타머(aptamer)’와 결합해, 특정 단백질의 원하는 부위만 정밀하게 변형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dOxa를 표적 단백질 45개 반응기 중 단 하나에만 선택적으로 결합시켰다. 그 결과, 기존의 생체분자 변형 물질(NHS ester)보다 약 100만 배 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dOxa는 실온에서 한 달 이상 보관할 수 있으며, 고질적 문제인 생체 환경에서도 4시간 만에 거의 100% 결합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온라인판의 부표지(Supplementary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암 진단, 맞춤형 정밀치료 응용 가능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암 세포 주요 지표가 되는 단백질(PTK7, nucleolin)을 동시에 각각 선택적으로 표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생체 내 단백질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은 물론, 암 세포 성장 과정에서 이 지표 단백질 수용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규명할 수 있었다.
이는 생체 환경에서 단백질 본연의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손상시키지 않고, 특정 단백질만 변형하는 데 성공한 사례다. 이 기술은 향후 암 진단 및 치료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특정 암 세포만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암 조직을 선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생체 영상 기술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단백질만 정밀하게 변형할 수 있으므로, 단백질 조절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정밀치료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단백질의 특정 부위를 정밀하게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효소 기능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는 신약 개발은 물론 생물학적 기능 연구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연구팀을 이끈 오승수 교수는 “이 기술은 단백질 기반 치료제부터 표적 약물 전달 같은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연구의 제 1저자인 조혜성 박사는 “앞으로 항체-약물 결합체, 생명 메커니즘 연구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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