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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 몸의 혈관, 그 중에서도 동맥은 기본적으로 내구도가 높다.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이 온몸을 순환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강한 힘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심장에서 뿜어지는 압력을 견뎌야 하는 동맥, 특히 심장이나 뇌처럼 중요한 장기와 관련된 동맥이 상대적으로 더욱 튼튼한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튼튼한 것들은 작은 상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이미 일상에서 익히 본 현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작은 상처가 쌓이다보면 아무리 거대한 철옹성이라도 무너질 수 있는 법이다. 

이는 ‘뇌경색(Cerebral infarction)’이 발생하는 기제를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허혈성 뇌졸중, 흔히 뇌경색(腦哽塞)이라 불리는 병은 ‘암뇌심’이라는 줄임말로 불리는 3대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에 포함된다.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힘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으로, 최근 뇌혈관질환의 7~80%에 해당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이토록 급격한 증가세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나 자신은 위험하지 않은지 등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비무환이라 했다. 뇌경색은 분명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병이지만, 초기증상 발생 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면 희망이 있다.

출처 : 서울아산병원 질병정보
출처 : 서울아산병원 질병정보

 

뇌경색, 왜 증가하고 있는가?

앞서 비유한 것처럼, 뇌혈관 역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튼튼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작은 손상들이 쌓이게 되면 아무리 튼튼하다 해도 버텨낼 재간이 없다. 뇌경색을 비롯한 뇌혈관 질환이 대체로 노년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하지만 최근 통계를 보면 중장년층에서의 뇌혈관 질환 발병률도 가벼이 여길 수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뇌졸중 발병 환자 중 40~50대가 약 11만 명으로, 연간 전체 환자인 약 63만 명의 17%를 차지한다. 이 중에서 뇌경색이 약 7~80% 가까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연간 7~8만 명의 40~50대 뇌경색 환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아직까지 젊은 층의 발병 사례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최근 성인병의 발병 연령대, 그 원인이 되는 기저 증상의 연령대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앞으로도 뇌경색과 같은 중대 질환의 조기 발병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썩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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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가?

뇌경색의 조기 발병이 늘어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답은 너무 단순하다. 오랜 시간 누적돼야 할 뇌혈관의 손상이 그만큼 빨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로운 생활습관 및 식습관이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 등의 증상을 발생시키는데, 이러한 증상들은 최근 젊은 층에서도 흔히 나타나고 있는 것들이다.

뇌혈관은 크게 두개 앞쪽으로 올라가는 내경동맥(Internal carotid artery)과 뒤편 후두쪽으로 올라가는 척추동맥(Vertebral artery)으로 구분된다. 이들 동맥으로부터 뻗어나온 혈관들이 두개골 안쪽에서 뇌를 둘러싸듯 배치돼 혈액을 순환시킨다. 

이들 중 어딘가에서 막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뇌경색이다. 세부적으로는 뇌혈관 자체에서 동맥경화 및 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는 ‘뇌혈전증’, 심장 등 다른 부위에서 형성된 혈전이 순환 과정에서 뇌쪽으로 넘어와 혈관을 막는 ‘뇌색전증’으로 구분된다. 이는 보통 뇌동맥 등 주요 뇌혈관에 막힘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리키며, 작은 혈관이 막히는 경우는 ‘열공성 뇌경색’이라 하여 따로 구분한다.

뇌혈관은 중요성이 높은 만큼, 어느 한쪽에서 장애가 생기면 다른 부분에서 혈액을 공급받아 순환을 시킬 수 있도록 일종의 ‘비상 체계’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일단 장애가 생긴 쪽은 세포의 괴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비상 체계가 작동하는 ‘골든타임’ 안에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만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출처 : 일산병원 건강레터 Vol. 5, 2017 (https://www.nhimc.or.kr/ilsan_news/Hello_2017winter/html/msub1_4.html)
출처 : 일산병원 건강레터 Vol. 5, 2017 (https://www.nhimc.or.kr/ilsan_news/Hello_2017winter/html/msub1_4.html)

 

초기증상으로는 무엇이 있는가? 뇌경색 전조증상

골든타임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뇌경색 전조증상 및 초기증상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알다시피 뇌에는 수많은 부위가 존재한다. 각 부위마다 담당하는 기능도 다르다. 따라서 어느 지점에서 막힘이 발생했는지에 따라 전조증상은 달라진다. ‘뇌경색의 초기증상은 이것’이라는 식으로 한두 가지 증상을 토대로 한 단순명료한 설명이 어렵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수많은 임상 사례들을 토대로 한 뇌경색 초기증상이 알려져 있다.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심한 두통이 갑작스레 발생하며 구토를 하거나, 한쪽 시야가 흐려지거나 깜깜해지는 블랙아웃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적 문제로 나타날 수도 있다. 걸음이 비뚤어지거나 심한 어지럼증 등 균형 문제, 혹은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등의 감각 이상 등이 대표적인 뇌경색 초기증상들이다. 

이들은 대개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들이므로, 누구나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때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뇌경색 전조증상이 발생한 본인은 그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므로, 주위에서 빨리 인지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 대한뇌졸중학회 _ 뇌졸중 증상 및 자가진단법
출처 : 대한뇌졸중학회 _ 뇌졸중 증상 및 자가진단법

 

골든타임 3시간, 빠를수록 회복 가능성 높아

뇌경색 초기증상 발생 후 병원에 빠르게 방문하면 발생한 전조증상 및 CT나 MRI 촬영, 혈관 조영술 등을 통해 뇌혈관의 어느 부분에 막힘이 발생했는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등을 확인해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뇌경색 전조증상 후 골든타임은 통상 3~4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병원마다 설명하는 골든타임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골든타임은 3시간’이라는 식으로 다소 빠듯하게 알아두는 편이 낫다.

빠른 시간 내 조치가 가능하더라도 마냥 안심하기는 어렵다. 뇌경색 초기증상이 생겼다는 것은, 이미 뇌혈관 어딘가에 잠시라도 막힘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골든타임 내에 병원으로 이동하더라도 그 사이에 해당 부위의 세포에 괴사가 진행되는 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게다가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세포들. 따라서 경색이 발생한 뇌 부위가 담당하던 기능에 있어 반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을 위험이 있다. 골든타임 3시간. 빠를수록 완전한 회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전에 혈관에 해로운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점검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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