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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빠르게 무르익어간다. 벌써 30℃를 웃도는 기온을 보이는 곳도 많다. 여름이니 어쩔 수 없지 싶다가도, 벌써 이 정도라면 다가올 7~8월은 얼마나 더울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날이면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물을 충분히 마시라’는 이야기도 다른 때보다 자주 듣게 마련이다. 실제로 잠시나마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물이든 다른 무엇이든 시원한 음료 한 잔 생각이 간절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디선가 보았던 경고의 말도 떠오른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라든가 ‘하루 물 8잔은 너무 많다’와 같은 단편적인 이야기들. 물 한 잔조차 편안한 마음으로 마실 수 없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그래서 수분 섭취에 대한 좀 더 믿을만한 정보들을 정리해봤다.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한다.

 

수분은 어떻게 빠져나가는가?

물이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세포 자체에도 포함돼 있고, 그 주위 공간에도 채워져 있으며, 혈액과 체액도 모두 수분을 머금고 있다. 이들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실된다. 생명 유지에 수분 섭취가 중요한 이유다.

우리 몸은 ‘수분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수분의 섭취와 소실이 균형을 이루는 ‘수분 평형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다. 따라서 적당한 수분 섭취량을 알기 위해서는 수분이 어떤 식으로, 얼마나 사라지는지 대략적으로라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수분 소실 경로는 소변이다. 신장(콩팥)은 몸 안을 순환하는 혈액을 여과해 필요한 것은 재흡수하고 불필요한 것은 소변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신장 기능이 정상일 때 하루에 최소 0.5L에서 최대 10L의 소변을 배출할 수 있다. 물이나 음료를 많이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이유는, 신장이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해내기 때문이다.

이외에 피부를 통해 수분이 증발하기도 하고, 호흡을 내쉴 때도 수분이 조금씩 빠져나간다. 이를 모두 통틀어 하루동안 약 1L가 조금 안 되는 양이다.

수분 소실의 변수가 있다면 바로 땀이다. 땀은 격렬한 운동이나 사우나 등을 통해 배출될 수 있고, 잠을 자는 동안에도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없을 경우, 보통 하루 500~900ml 범위 내에서 땀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때면 수분 소실되는 양이 조금 더 많아질 수 있다. 물론 그리 크지는 않겠지만.

모든 수분 소실 경로와 소실되는 양을 종합해보면 우리 몸이 하루에 어느 정도의 수분을 섭취해야 적당한지도 나온다. 대략 2L~2.5L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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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가?

당연하겠지만, 대부분의 수분은 소화기관을 통해 얻는다. 음식에 포함된 수분, 직접 마시는 물이나 음료 등을 통해서다. 특정 영양소를 대사하는 과정에서도 소량의 수분이 생성되지만, 직접 섭취하는 수분에 비하면 무척 적은 양이다.

보건복지부에서 2020년 발간해 널리 활용되고 있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성은 1일 2.1L~2.6L, 성인 여성은 1일 1.8L~2.1L를 권장한다. 

권장 섭취량은 성별에 따라, 또 연령에 따라 다르다. 대표적인 이유는 체성분 구조 때문이다. 보통 지방 조직은 근육 조직에 비해 수분 비율이 더 적다. 따라서 체성분 구조상 지방 비율이 높은 여성은 전체 체중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조금 더 낮게 나타난다. 통상적으로 남성은 약 60%, 여성은 약 5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권장 수분섭취량도 성별에 따라,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수분을 반드시 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영양소 섭취기준에는 음식과 물, 음료로 각각 어느 정도 섭취하는 게 적당한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나와있다.

이 대목에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바로 하루 2L, 즉 250ml 정도 컵으로 8잔의 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는 것.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물 섭취량이 2L라는 점도 함께 붙어서 퍼져나간다. 

여기에는 약간의 오해가 있다. 2022년 강남 세브란스 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는 70여 년 전 미국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음식을 포함한 전체 수분 섭취량을 물 섭취량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발생한 오해인 것이다.

출처 :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 보건복지부
출처 :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 보건복지부

 

수분, 어떻게 섭취하는 게 좋은가?

기본 원칙은 시간을 두고 조금씩 나눠서 섭취하는 것이다. ‘음식 외에 물을 1L 정도 마시면 된다’라고 해서 한꺼번에 1L를 몽땅 마셔버리고 잠들 때까지 물을 마시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노년층에 해당하거나 신장 기능이 좋지 않다면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물은 반드시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흔히 퍼져 있는 속설 중 하나로, 식사 직전이나 직후에 물을 마시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 식사 직후 물을 마시면 위액이 희석돼 소화에 지장을 준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며, 정상적인 소화기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식전 식후의 물 섭취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보통 체온에 가까운 미지근한 물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보편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상황에 따른 융통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운동을 통해 체온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온도가 낮은 물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추운 날씨에 오래 노출돼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빠르게 도움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꼭 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끼니와 간식을 통해 수분을 섭취한다. 최근 며칠에 해당하는 하루 식단을 점검해보자. 과일이나 채소 등 수분 함량이 높은 식단을 잘 챙겨먹는 편인가? 그렇다면 물 섭취량은 조금 더 적어도 무방하다. 오이, 양상추, 토마토, 수박 등이 대표적으로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 및 과일에 해당한다. 물론 이외에도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는 다른 음식에 비해 수분 함량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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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것보다는 과도한 편이 나아

적당한 수분 섭취량을 알았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수분을 섭취했는지를 명확하게 체크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물의 경우에는 계량 표기가 된 텀블러나 병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몸은 수분 균형을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다. 필요 이상의 수분을 섭취할 경우 신장이 잉여 수분을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분 부족으로 유발할 수 있는 문제의 심각성에 비하면 과잉 수분을 배출하는 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보통 과도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하지만, 수분 섭취에 관해서만큼은 조금 과한 것이 부족한 것보다 낫다.

이에 관해 MSD 매뉴얼에서는 ‘인체가 수분을 보유하기보다 과잉의 수분은 배설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우므로, 보통 많이 마시는 것이 적게 마시는 것보다 낫다. 신장이 정상 작동하고 있을 때에는 액체 섭취가 폭넓게 변해도 인체에서 처리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물론 이는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는 일반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는 건 건강한 사람이라도 지양해야겠지만, 신장과 관련해 이상 진단을 받은 적이 있거나 치료를 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다 꼼꼼하게 수분 섭취량을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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