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한국에서 유독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다. 세계 암 연구 기금이 발표한 2022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위암 신규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7명으로 세계 평균인 9.2명의 세 배를 웃돈다. 이는 짠 음식과 발효식품, 가공육 섭취, 그리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 한국 특유의 식습관과 환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는 “위암 발생의 대표적 요인으로 나트륨이 많은 음식, 발암물질이 포함된 가공육, 그리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꼽힌다”며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감염 시 위암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 균은 정확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며, 음식을 함께 나누거나 술잔을 돌리는 식문화가 감염의 매개가 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는 “한국은 김치, 젓갈 등 소금에 절인 음식이 많고, 햄·소시지·베이컨 같은 가공육의 아질산염 역시 발암물질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식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건강검진 보편화와 내시경 진단 기술의 발달로 조기 위암 진단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위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95%를 넘지만,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같은 증상은 흔한 위장질환과 구분이 어렵고, 체중 감소나 출혈은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나타난다.

장 교수는 “최근에는 암 조직을 특정 색으로 보여주는 영상강화내시경이나 최대 1,000배 확대가 가능한 확대내시경을 통해 미세 암 조직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위암은 위를 절제하지 않고 내시경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내시경 절제술은 위를 보존할 수 있어 삶의 질 유지와 빠른 회복에 유리하다. 다만 다른 부위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김용호 교수는 “조기 위암의 범위를 넘어선 경우에는 위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며, 전이 가능성이 있는 주변 림프절까지 함께 절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최근에는 개복 수술 대신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이 활발히 시행돼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암은 예방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짠 음식과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을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좌측부터)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좌측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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