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원장 이우인)은 안면신경마비 환자에 대한 한약과 스테로이드 병용치료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대규모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환자 1,07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내 최대 규모 분석으로, 한·양방 협진 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Multidisciplinary Healthcare』 8월호에 게재됐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벨마비)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조기 고용량 스테로이드 투여가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들이 침, 약침, 한약 등 한방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 이전까지는 이러한 병용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으나,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남상수 교수 연구팀은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강동경희대병원 안면마비센터를 찾은 환자 1,076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실시했다. 환자들은 치료 전, 치료 중, 치료 후 총 3차례 혈액검사를 받아 간 기능(AST, ALT, ALP, 빌리루빈)과 신장 기능(크레아티닌, 사구체여과율)을 점검했다. 그 결과 신장 기능 이상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으며, 간 수치 상승은 환자 3명에서 경미하게 나타나 전반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됐다.

안면신경마비 치료에서 협진 모델의 효과도 눈에 띈다. 강동경희대병원 안면마비센터는 국내 최초로 한·양방 협진 시스템을 도입해, 발병 직후 스테로이드 치료와 함께 신경 손상 검사를 실시하고 침, 약침, 봉침, 전기침, 뜸, 한약 등 복합 치료를 시행한다. 실제로 발병 7일 이내 입원해 집중 협진 치료를 받은 환자 270명을 분석한 결과, 2개월 후 완치율은 67%, 3개월 후 78%, 6개월 후 92%로, 일반 회복률(67~71%)을 크게 웃돌았다.

또한 후유증 환자에게 매선침치료, 안면재활치료 등을 병행해 만성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다. 제도적 측면에서도 2024년부터 안면신경마비가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포함되면서, 환자들이 연간 최대 20일(최대 2질환 40일)까지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치료 접근성이 확대됐다.

남상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테로이드와 한약 병용치료의 안전성을 입증한 국내 최대 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환자들이 안심하고 한·양방 협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침구과_남상수교수
침구과_남상수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